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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가 코로나 전파시키나"…한계상황 소상공인의 눈물

입력 2021/07/29 17:51
수정 2021/07/29 19:52
한계상황 술집·식당 가보니

"대형쇼핑몰은 북적거리는데
4단계 이후 저녁 손님 全無"

2인 제한에 고급초밥집 특수
주방장 특선요리 때아닌 인기
◆ 코로나가 바꾼 자영업 지도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A와인바. 17개 테이블이 있는 36평 규모의 이 매장은 '가성비' 좋은 와인을 많이 판매해 퇴근 후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가 좋은 명소였다. 한때 이 와인바는 매일매일 모든 테이블에 손님이 가득 찰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엔 한산하기만 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시행으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 와인바는 올여름 거리 두기 개편안이 적용되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정부 얘기에 기대감을 갖고 문어 숙회 등 신메뉴도 준비했지만 모두 포기했다. 매달 임대료만 600만원을 내야 하는 이 와인바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긴 적이 없다.


A와인바 대표는 "대출받은 돈으로 장사를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달 200만원이 넘는 적자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소상공인들이 전례 없는 위기에 빠졌다.

매일경제신문이 실제 서울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두 곳의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시행 일주일 만에 매출이 약 4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A와인바는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시행 직전인 7월 첫째주(5~11일)에 449만2800원의 주간 매출을 기록했지만 시행 직후인 7월 둘째주(12~18일)엔 261만6600원의 주간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일주일 만에 약 41.7%의 주간 매출이 증발한 것이다.

일간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가기 전과 비교하면 더 암울하다. A와인바는 6월 셋째주(21~27일)엔 595만8400원, 넷째주(6월 28일~7월 4일)엔 587만8100원의 매출을 올렸다. 4단계가 시행되자 매출이 반 토막이 나버린 셈이다.


A와인바 대표는 "규모를 감안하면 주간 매출이 700만원 정도 나와야 정상"이라며 "대부분 4인 테이블로 차 있는 술집에 2명으로 인원 제한을 둔다면 테이블이 만석이어도 매출은 절반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B이자카야도 상황은 비슷하다. B이자카야는 거리 두기 4단계 시행 직전인 7월 첫째주에 916만2500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시행 직후인 둘째주엔 585만7000원의 매상을 올리는 데 그쳤다. 4단계 2주차인 7월 셋째주엔 매출이 더 감소해 441만1000원을 기록했다. 4차 대유행 이전인 6월 셋째주에 1130만9000원, 넷째주에 1061만4000원의 매상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매출은 60.1% 감소한 수준이다. B이자카야 대표는 "오직 소상공인에 의해서만 코로나19가 전파되는 것처럼 보여 답답할 뿐"이라며 "훨씬 많은 사람이 모이는 백화점 등에 대해선 집합 제한 등의 조치가 전혀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비수도권 최초로 거리 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고 영업시간을 오후 8시로 제한했던 강릉에서도 피해가 심각하다. 강릉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C씨는 "거리 두기 4단계 적용 이후 저녁 손님을 단 한 팀도 받지 못했다"며 "여름 휴가철에 대비해 양념 고기를 수십 ㎏ 만들어놨지만 손님이 없어 직접 먹거나 주변에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에서 2인 모임만 허용한 방역규제로 스시 카운터에서 주방장 요리를 1대1로 즐기는 고급 오마카세 등 일부 식당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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