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화·산·섬' 세계 1위 제품의 힘…효성 높이 날았다

입력 2021/07/30 17:34
수정 2021/07/30 20:48
효성그룹 기업분할 3년만에 최고실적

스판덱스 1위 효성티앤씨
영업익 3900억 흑자전환
화학도 이익 1800% 급증

'타이어코드' 효성첨단소재
작년대비 매출 131% 늘어

생산확대 선제투자 잇따라
"효성 하반기 실적 더 기대"
739087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효성그룹이 2018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지 3년 만에 주력 계열사들이 일제히 빛을 발하고 있다.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등 계열 '삼총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벗어나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 주력 사업인 '화학·산업소재·섬유(화·산·섬)'가 동시에 빠른 성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2018년 효성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분할 대상이 됐던 계열사들은 주가 폭락 등으로 내상이 컸다. 하지만 조현준 회장(사진)은 "변화의 시기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계속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며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결국 3년 만에 계열사들이 나란히 전 세계 1등 상품을 만들어내며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0일 효성티앤씨는 올 2분기에 매출 2조1420억원, 영업이익 387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3% 늘었고, 영업이익은 3953억원 증가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효성화학도 매출 6192억원, 영업이익 7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1898% 오른 실적이다. 효성화학과 효성티앤씨의 이번 실적은 분기 기준으로 분할 이후 최고치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효성첨단소재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8724억원, 영업이익은 1178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효성중공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 30% 감소한 7056억원과 403억원을 기록했다.

화·산·섬 계열사의 호실적에 힘입어 지주사인 (주)효성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9468억원, 영업이익은 2316% 증가한 2180억원으로 집계됐다. 효성이 이 같은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소재 기술력과 코로나19로 달라진 시장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효성의 화학섬유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는 전 세계 스판덱스 시장에서 점유율 32%로 1위다.


효성티앤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홈웨어와 레깅스 등 스판덱스 함량이 높은 의류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대폭 상승했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기능성 섬유다. 스판덱스를 나일론, 폴리에스터 등 일반 섬유에 10~15%가량 합성하면 착용감과 강도 등이 향상돼 스포츠 의류부터 속옷, 일반 의류까지 폭넓게 사용된다. 효성은 1989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1992년 국내 기업 최초로 독자 기술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화학도 세계 1위 제품을 중심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 효성첨단소재는 시장점유율 50%로 1위를 차지하는 타이어코드가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제조사의 재고 확보 수요가 늘어나자 수익성이 큰 폭 개선됐다.

효성화학은 세계 시장 점유율 26%를 차지하는 건축파이프용 폴리프로필렌(PP) 등이 건설경기 회복세에 올라탔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수출 물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10%, 49%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전 세계적인 화물 대란 여파로 미국과 유럽의 PP 가격이 연초 대비 50% 이상 급등하며 효성화학 실적도 치솟았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주사기용 수요까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화학 업계에서는 효성의 하반기 실적이 더욱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세계 1위 상품 증설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세계 시장에서 스판덱스 증설은 효성티앤씨와 중국 화펑의 공장 5만t이 전부다.

효성티앤씨의 신증설 물량은 생산과 동시에 이익 증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에 더해 터키(1만5000t)와 브라질(1만t) 스판덱스 공장도 올 하반기 증설을 완료한다. 선제적 투자를 통해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생산 능력이 내년까지 약 20% 증가하는 셈이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뿐 아니라 친환경 소비 트렌드와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효성티앤씨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섬유 '리젠' 등 고수익성 차별화 제품도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첨단소재 또한 하반기 기대감이 높다. 차량용 반도체의 세계적인 수급 부족이 해소되면 신차 생산량이 증가해 타이어 필수 소재인 타이어코드 시장이 회복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효성첨단소재는 5G 인프라스트럭처 확대에 필수 소재인 아라미드와 수소경제 필수 소재인 탄소섬유도 향후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미 지난 5월 아라미드 울산 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량을 1200t에서 3700t까지 늘렸다. 탄소섬유 부문에도 1조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생산량을 4000t에서 2만4000t으로 확대한다.

[최근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