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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값 못한다더니"…철부지 타던 MINI, '꽃중년'이 더 탐내요

입력 2021/08/01 08:31
수정 2021/08/01 08:37
작고 불편한 MINI, 車생역전
세대를 거듭할 때마다 '회춘'
4050 꽃중년 구매비중 44%
누나오빠차에서 아빠엄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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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신형과 원조 MINI [사진출처=MINI]

[왜몰랐을카]"뭐가 달라진 거지?"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가 새로운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처음 나오는 반응이다.

처음엔 눈 씻고 들여다봐야 달라진 점이 보인다. 한 두번 보다보면 세련미가 하나둘 나타난다. 그릴, 헤드램프, 범퍼 등을 살짝 터치만 했을 뿐인데 다가오는 느낌은 다르다.

세대를 거듭할 때마다 오히려 어려지는 느낌도 든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나잇 값 못하고 '철(시절)' 모르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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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MINI [사진출처=MINI]

이유가 있다. 미니는 1959년 세계 최고의 미니카(mini car)를 목표로 첫 선을 보인 뒤 한결같은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변화를 도외시하지 않는 것은 물론 때로는 변화를 선도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BMW그룹이 1994년 영국 로버에서 인수한 뒤 2000년 내놓은 '21세기 미니'도 마찬가지다.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매몰돼 뒤따라가다 정통성을 잃지 않았다.

대신 시대 흐름도 무시하지 않았다. 변덕이 심하고 시대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차종으로 가지치기하고 있다. 미니의 '무한도전'이다.

해치백뿐 아니라 왜건 스타일인 클럽맨, 세단 성향을 덧붙여 미니 아닌 '미~니'가 된 5도어, 오픈카인 컨버터블, 고성능 오픈카인 로드스터로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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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패밀리, 촬영협조 제주미니랜드[촬영=최기성 기자I]

더 이상 미니(mini)로 여길 수 없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컨트리맨, 쿠페형 SUV인 미니 페이스맨도 등장했다. 모두 차체 성향은 다르지만 누가 봐도 한 눈에 미니 패밀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니 하나로 '대동단결'한다. 60년 넘게 세계 각지에서 사랑받는 대중 명차이자 '자동차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이유다.

국내에서도 미니는 뻔하지 않고 펀(Fun)한 매력을 발산하는 수입 소형차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5년 첫 선을 보인 뒤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국내에서 '무병장수'하고 있다. 3도어, 5도어, 컨버터블, SUV 등에다 포르쉐 뺨친다는 고성능 JCW(존쿠퍼웍스)도 선보이면서 판매에 탄력이 붙었다.

부모와 자식 간 세대공감 시대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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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런 행사 [사진촬영=최기성 기자]

미니는 '아빠 엄마와 아들 딸'이 세대 차이를 넘어 세대 공감을 이룰 수 있는 자동차 문화의 아이콘으로 여겨진다.

해외에서는 로버 미니를 탄 아빠나 엄마, 뉴 미니를 탄 아들이나 딸이 함께 미니 행사에 함께 참석하는 게 낯설지 않다. 자녀를 독립시킨 뒤 큰 차가 필요없어진 부부가 미니를 구입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미니는 아들이나 딸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내 출시 초기에는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철부지 차'로 평가받았다. 예쁘지만 좁고 불편했기 때문이다.

깜찍한 외모에 반한 20~30대 여성이 주로 구입했다. 중년이 타면 나잇 값 못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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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MINI 컨버터블 [사진출처=MINI]

이제는 달라졌다. 현재는 남자가 더 많이 산다. 지난해부터 올 5월까지 미니 구매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남녀 구매자 비율은 49대 51이다. 사실상 평준화됐다. 미니 클럽맨과 미니 컨트리맨의 경우 남성 구매자 비율은 52%와 55%로 높다. 미니 클럽맨이 주는 젠틀맨 이미지, 미니 컨트리맨이 제공하는 활용성과 활동적인 이미지 덕분이다.

중장년층 구매자도 증가추세다. 연령대별 비중을 살펴보면 30대가 41%로 가장 높다. 2위는 20대가 아닌 40대로 31.3%다. 20대는 13%, 50대는 12.8%다.

'꽃중년'에 해당하는 40~50대 중장년층 비중이 44.1%에 달하는 셈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40~50대들이 미니를 구입한다.

미니는 '소비계 큰 손'인 꽃중년에 힘입어 지난 2019년 수입차 성공 척도 '연간 1만대 판매'에 처음 성공했다. 판매대수는 10만222대다.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11만245대가 팔렸다.

올 상반기에도 6174대를 판매했다. 3년 연속 1만대 클럽 가입은 '떼어 놓은 당상'처럼 여겨진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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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폴스미스 [사진출처=MINI]

미니 브랜드는 3년 연속 1만대 클럽 가입을 굳히고 2만대 가입을 향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신형 미니를 지난 8일 출시했다.

가격(개별소비세 3.5% 적용)은 3도어가 3310만~5210만원, 5도어가 3410만~4450만원, 컨버터블이 4380만~5640만원이다.

신형 미니도 기존 미니처럼 첫눈에 달라진 곳을 찾기 어렵다.


부분변경(페이스 리프트)이라도 완전변경(풀체인지)에 버금가게 디자인이 바뀌는 요즘 트렌드와는 이번에도 거리가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기존 차량의 완성도가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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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MINI [사진출처=MINI]

미니는 신형으로 진화할 때마다 티 내지 않아도 티 나는 매력을 발산한다. 이번에 나온 신형 미니도 티가 났다. 이번엔 사람의 코 또는 입에 해당하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다.

그릴 테두리를 미니 특유의 육각형 라인으로 두툼하게 처리했다. 그릴 중앙을 가로지르는 중앙 범퍼 스트립은 검정색 대신 차체와 같은 색상을 적용했다.

터치 수준이지만 이미지는 달라졌다. 차체가 넓어 보이면서 강렬해보인다.

범퍼 하단 좌우에 있던 안개등은 사라졌다. 대신 고성능 모델에 적용하는 에어커튼을 적용해 공기역학 성능을 향상시키고 역동적 이미지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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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MINI 5도어 [사진출처=MINI]

미니의 변하지 않는 아이콘인 동그란 헤드램프 안에 블랙 하이글로스 하우징을 채택했다. 눈빛이 좀 더 강렬해졌다. 보닛에 부착한 엠블럼은 세련된 블랙컬러를 적용했다.

측면에는 LED 방향지시등을 통합한 사이드 장식을 넣었다. 후면부에서는 영국 국기 '유니온잭' 디자인을 반영한 리어램프로 정체성도 강조했다. 또 범퍼 하단을 기존보다 슬림한 가로 형태로 디자인해 좌우 폭이 넓어보이는 효과도 추구했다.

기존 미니처럼 신형 미니도 종전 모델보다 더 젊어지고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나이를 거꾸로 먹은 셈이다.

미니, 통통 튀는 매력 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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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MINI [사진출처=MINI]

실내는 겉으로 보기에 달라진 곳을 진짜 찾기 어렵다. 대신 심플해졌다. 크롬 사용을 자제하고 블랙 하이글로스로 마감해서다.

시동을 켜면 알찬 매력도 함께 켜진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유아이(UI)를 통해 시인성과 편의성을 향상했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라운지'와 '스포츠' 두 가지로 구성됐다.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다른 색상으로 빛난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 기능도 적용했다.

운전자 주행보조 기능은 완전변경 수준이다. 하이빔 어시스트, 보행자 경고 및 제동, 차선이탈 경고 등을 포함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와 스탑앤고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탑재했다.

쿠퍼 트림은 트윈파워 터보 3기? 가솔린 엔진과 7단 스텝트로닉 더블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는 22.4kg.m다. 쿠퍼S 트림은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7단 스텝트로닉 더블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92마력, 최대토크는 28.6kg.m다.

JCW는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최고출력은 231마력, 최대토크는 32.6kg.m다. 포르쉐 스포츠카 뺨치는 성능을 발산한다.

사실 미니는 '통통 튀는' 매력을 지녔다. 예쁘지만 탄탄한 근육을 차체에 숨겼기 때문이다. 심장은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만든다. 편하지는 않지만 펀(Fun)하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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