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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핑안, 디지털 플랫폼 11개 개발…6억 고객 거느린 공룡 됐다

입력 2021/08/09 17:05
수정 2021/08/09 21:58
中핑안그룹, 디지털 생태계 확장

AI·블록체인·클라우드 등
4차산업혁명 기술 빠르게 적용

직원 150만명 하나도 빠짐없이
디지털 기술 숙지하도록 교육

1988년 직원 13명으로 시작해
이젠 중국 최대 민간기업 우뚝
보험·금융·게임 전방위 진출
혁신 위해서라면 실패도 권장
◆ 매경 인더스트리 리뷰 / 매경-맥킨지 비즈 리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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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위치한 핑안 국제금융센터 건물. 중국 최대 보험 그룹인 핑안의 본사로 사용되고 있으며 선전시 내 가장 높은 건물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사진 제공 = 핑안그룹]

중국 전역에 개인 고객 2억1400만명, 인터넷 가입자 5억7900만명, 연간 매출은 약 20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 최대의 민간 기업. 1988년 직원 13명으로 출발한 중국 핑안그룹이 30여 년 만에 이뤄낸 성적표다. 핑안은 보험사업에서 출발해 자동차, 금융, 헬스케어, 스마트시티 등으로 생태계를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성공 요인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와 같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혁신적이고 선제적인 투자였다.

◆ 빠른 실패를 권하는 문화


혁신하면서 실패는 빨리하는 것이 핑안의 문화다.


상당한 자금 투입과 함께 어려운 목표도 쉽게 받아들이는 개방적이고 애자일(기민)한 문화 덕분에 전통 금융기업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최신 기술을 앞장서서 도입할 수 있었다. 지난 5년간 여러 산업에 걸쳐 신규 디지털 플랫폼을 11개 개발했고, 보험 설계사 등을 150만명으로 증원해 이들 모두 핑안의 디지털 툴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게 했다. 핑안은 혁신적 시도를 권장하되 실패에 대해서는 낙인을 찍지 않는다. 마밍저 핑안그룹 회장은 "실패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방법을 찾기 위해 전력을 다하기만 하면 된다. 결국 통하는 아이디어만 찾을 수 있다면 성공한다"고 말했다.

◆ 고객 가치 증대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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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안은 '사업 영역'을 결정할 때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집중했다. 자동차·주택·헬스케어가 이에 해당한다. 핑안은 진출 분야가 어디든지 상위 3위에 속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자사 고유의 강점 분석부터 실시한다. 예컨대 헬스케어의 경우 핑안은 보험사이기 때문에 주로 고객이 마지막 단계에서 찾는다. 이에 핑안은 고객 경험의 첫 단계부터 고객을 확보하고자 헬스케어 플랫폼인 '굿닥터'를 선보였다. 굿닥터는 2018년 증시 상장에 성공했고, 일일 온라인 진료 상담 건수가 90만건을 웃돈다.


◆ 생태계 활성화로 신규 고객 확보


핑안은 인터넷 기업의 사업 방식인 '무료 서비스 제공'에서 착안해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우선 사용자를 확보한 뒤 크로스셀(교차 판매)과 업셀(비싼 제품 구매 유도) 방식으로 유료 판매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을 끌어들인 뒤 핑안의 금융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핑안은 5대 생태계(헬스케어·리빙·모빌리티·게임·푸드)에서 무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예컨대 핑안의 굿닥터 앱은 의료 상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고객은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익숙해지고 계좌 개설이나 보험상품 계약 같은 '구매' 활동을 시작하면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 자체 기술 개발


핑안은 안면인식, AI, 블록체인 등 많은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처음에는 필요에서 시작했다. 5년 전만 해도 안면 기술은 아시아인 얼굴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다. 당시 머신러닝 기술도 핑안의 독특한 요구와 사업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에 내부 팀을 조직해 맞춤식 솔루션을 개발했다. 핑안은 연간 매출의 1% 수준인 17억달러 규모를 기술 투자에 쏟고 있다.


단 자체 기술 개발은 핑안의 규모에는 효과적이었지만 모든 기업에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 성과 중심, 효율적인 조직문화


핑안은 비전은 명확하게, 목표는 높게 설정한다. 핑안 직원들은 과거 경력과 직책에 상관없이 연말에 성과 달성 여부로 평가받는다. 그 덕분에 직원 간 협업이 촉진됐다. 협업 없이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해 목표는 전년도 기준 성장 추세가 아니라 시장 잠재력 기준으로 새로 설정된다. 핑안에서는 불가침 영역이란 없다. 모두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반대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조직 내 '4-D(4-Direct)'란 트랜스포메이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는 본부, 지역 본부, 설계사 등의 전통적 피라미드형 조직 구조로 정보 전달에 7~10개 단계가 존재했는데, 중간 계층을 과감히 제거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실시한 후 자동차보험 영업팀 규모가 2018년 이후 32% 축소됐지만, 연간 성장률은 여전히 50%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핑안의 디지털 혁신은 가속화됐다. 코로나19 발생 당시 핑안의 150만명 규모 직원과 설계사 중 언제라도 원격 재택근무가 가능한 인력은 20% 수준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중국 춘제 기간 중에 핑안은 그간의 디지털 경험 덕분에 5일 안에 모든 인력의 온라인 근무 전환을 가능케 했다.

핑안의 디지털 혁신 여정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제시카 탄 핑안그룹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인해 배운 것이 있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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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진 맥킨지 시니어 파트너 / 푸야 니쿠예 맥킨지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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