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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탄소배출 감축의 핵심은 공급망의 디지털화

입력 2021/09/0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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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산불, 홍수 등으로 인해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소중한 생명뿐만 아니라 대규모 경제적 손실을 동반하기 때문에 각국에서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참여한 국가들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해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의 발전을 주도해오던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기업들은 자체적인 탈탄소화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 공급망의 탄소 배출량이 기업 가치사슬의 총 탄소 배출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급 업체들은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커스터마이징·디지털화·지역화에 중점을 두고 탄소발자국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급 업체들은 다양한 유형의 고객을 대응하기 위해 일률적인 접근 방식이 아닌 고객 맞춤으로 기대치를 만족시켜야 한다. 디지털화는 이러한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고객들은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은 품질을 원하는데, 디지털화를 통해 모든 프로세스가 상시 모니터링되고 현장의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높여 협업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무인 작업을 가능하게 하여 안전을 보장한다. 이로 인해 이슈에 즉각 대응하고 일상적인 운영 관리를 지원해 위험을 예측·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설비투자(CAPEX)가 증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전자본 감소로 인한 비용 절감과 지속가능성 달성이 가능하다.


2000년대 초에는 공급망이 성숙한 시장에 집중돼 있다가 2000년대 중반까지 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국제적인 생산라인을 갖춘 세계화가 진행됐다. 그러나 국가 간 무역 긴장감 고조 등으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공급망이 분산돼왔다. 세계화는 지속되겠지만 지역사회에 뿌리를 둔 공급망은 증가할 것이고 이러한 공급망 지역화로 인해 대량 운송이 줄어들면 기후 영향 또한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공급망의 커스터마이징·디지털화·지역화는 서로 연계돼 지속가능성을 촉진시킨다.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는 온실가스(GHG) 배출을 Scope1·2·3단계로 분류한다. Scope1은 사업장에서 직접 배출되는 것이고 Scope2는 사업장에서 구매하는 전기와 열 또는 냉각과 같은 간접 배출에 대한 것이며 Scope3는 물류, 출장, 공급망 등 다른 공급원으로 인한 간접 배출물이다.


기업마다 Scope에 따른 탄소 배출량은 다르겠지만 페이스북이 발표한 2019년 탄소발자국 Scope별 비중을 보면 Scope1은 1%, Scope2는 3%, Scope3는 96%를 차지한 것을 보여줬다.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이라는 사업적 특수성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지만 공급망의 탄소 배출량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기업 가치사슬의 총 탄소 배출량 중 대부분이 공급체인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요즘 기업들은 계약 체결 시 친환경 가치와 도덕적 의무를 준수할 것에 대한 각서를 주고받을 만큼 탄소중립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자 힘쓰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친환경 경영을 위해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은 높아진다.

디지털화는 이러한 에너지 효율성과 탈탄소화를 빠르게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도입 초반에 비용 부담이 있지만 운영·관리 비용 절감이 가능해 장기적으로는 수익적인 면에서도 효과적이다. 현재 많은 기업이 회사 자체의 ESG 경영을 위해 힘쓰고 있는데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급망의 탄소발자국까지 관리한다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업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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