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장애인의 일과 라이프를 도와주는 브이드림

조광현 기자
입력 2021/09/17 15:41
수정 2021/09/2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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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은 있지만 일할 기회가 없는 장애인이 많다. 반면 기업은 장애인의무고용을 지키지 못해 부담금을 납부하는 사례가 많다. 장애인과 기업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플립’을 개발하게 됐다.”

브이드림의 김민지 대표의 이야기다. IT 기업의 대외사업이사로 있을 때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호소하는 기업을 많이 보아왔고 장애인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애인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김민지 대표는 어떻게 하면 기업은 장애인을 편하게 고용하고 장애인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당장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을 느낀 김민지 대표는 장애인 전문 재택근무 시스템을 만들어 구인구직 환경을 만들어주면 장애인 고용율이 높아질 거라고 보고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고민의 결과물은 브이드림의 창업과 ‘플립’ 개발이다. 필드 테스트에서 확인했듯이 ‘플립’은 기업, 장애인 모두 필요한 솔루션으로 서비스 출시 후 기업과 장애인에게 환영을 받으며 성장하게 된다. 김민지 대표는 “브이드림이 추천한 장애인의 계약체결률이 90%에 이르며 기업에서는 고용부담금의 60%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만족도가 높으면서 브이드림과의 재계약률도 99%에 이른다. 장애인에게도 구직에 필요한 도구다. ‘플립’이용자 커뮤니티가 생길 정도로 브이드림에 대한 팬덤이 나타나고 있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만들어진지 30년이 됐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용자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한 것으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의무고용비율은 상시 50인 이상 민간기업의 경우 3.1%이며,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이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부담금이 부과된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는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는데 산재사고의 위험, 시설구비 문제, 적합한 직무 부여 등의 문제 때문에 많은 기업이 고용 대신 부담금을 선택한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민간 기업의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6905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은 2020년 기준으로 263만 3000명으로 전체 인구대비 5.1%이다. 매년 증가 추세다. 미등록 장애인까지 합치면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대비 10%에 이르는 수치다. 그만큼 일하고 싶은 장애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플립’은 장애인 고용이 필요한 기업과 구직이 필요한 장애인을 매칭해줄 뿐만 아니라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직무교육, 재택근무, 인사관리 등 A부터 Z까지 전반을 담고 있는 솔루션이다. ‘플립의 주 타깃은 출퇴근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이다.

브이드림은 먼저 장애인에 대해 85가지 사항을 체크한다. 장애유형, 컴퓨터스킬, 손발 사용 가능 여부, 포토샵 가능 여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한 뒤 각각의 장애인에 맞는 직군과 직무를 배정하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직군과 직무별 교육을 실시한다. 현재 18만 개의 교육 콘텐츠가 있으며 에어클래스와 협업하여 장애인 전문 교육 콘텐츠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브이드림은 장애인을 채용하려는 기업의 직무요청서를 받아 직무요청을 수행할 수 있는 장애인을 매칭해준다. 직무 요청서는 키워드관리, 뉴스레터만들기, SNS마케팅, 채봇 데이터 질문지 만들기, 웹개발, 경쟁사 동향, 입찰관리, 오타검수 등 주로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구인구직이 성사된 기업과 장애인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플립’의 근태관리, 다중화상시스템, 자동화 챗봇시스템, 전자결제 등을 이용하여 재택근무를 수행한다. 기업은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근로자별 근무상황을 체크할 수 있다. 일 잘하는 장애인은 우수 사원으로 뽑아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직무별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인사관리, 성과관리도 ‘플립’을 통해서 진행된다.

김민지 대표는 “뇌병변 장애의 경우 출퇴근이 힘들뿐 컴퓨터를 잘 사용한다. 특히 재택을 할 경우 업무 생산성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주 사용자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플립’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확대기능과 읽기기능, 손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한글변환 프로그램 등 장애 유형별로 특화된 웹 접근성 기능이 갖추고 있다.

브이드림은 ‘플립’의 직무별 장애인 근로자이력관리시스템을 통해 능력 있는 장애인 인재 풀을 계속해서 확보해 나가고 있다. 또한 전국의 장애인 복지관, 장애인학교와 협약을 통해 장애인 30만명의 인재 풀을 확보했다. 기업과는 ESG를 위한 협업 사업도 이어나가고 있다.

브이드림은 올 8월 말에 시리즈 B투자를 마쳤다. 인사관리 솔루션 운영뿐만 아니라 장애인 라이프 전체를 다루는 기업으로 성장하려는데 필요한 자금이다. 김민지 대표는 “‘플립’을 통해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무엇인지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데이터 판매나 장애인을 위한 재택근무에 필요한 인테리어, 보조공학기기, 장애인의 라이프 전체를 케어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다. 기업의 장애인 고용율 측정도 해보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브이드림은 2018년 1월에 창업했으며 서비스는 2019년 1월 베타 버전을 거쳐 4월에 정식 오픈했다. 300개 기업과 프로그램 사용 계약을 체결했으며, 1000명의 장애인이 ‘플립’을 통해 계약 근무했다.

매일경제 조광현 연구원[hyun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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