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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맨날 스팸인데…뭘 받았다고?" 통큰 추석 선물 쏜 기업 화제

입력 2021/09/19 18:23
수정 2021/09/19 19:30
스팸 연매출 60%, 설 추석 명절에 팔려
"두나무, 상여 100+아이패드 줬다" 소문도
신라호텔 뷔페, 배달앱 상품권 등 다양화
중소기업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화제의 유튜브 웹드라마 '좋좋소'에는 설 명절 풍경을 담은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사장이 남기고간 선물세트는 스팸, 김, 치약·칫솔, 식용유 총 4개. 이 과장(이문식)은 "또 어느 업체에서 들어온거야"라며 투덜거린다. 결국 직원들은 사다리 게임을 통해 1명에게 명절 선물세트를 몰아주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회사별로 천차만별인 명절 선물세트를 두고 직장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과거 스팸과 생활용품이 주를 이뤘던 명절 선물세트는 최근 샤인머스켓 과일세트와 10만원대 유명 호텔 뷔페 식사권까지 다양화되는 추세다. 인기를 얻지 못한 선물은 중고거래 매물로 나오고 있다.

1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추석을 맞아 회사로부터 받은 선물세트 리스트가 올라와있다.


대부분 10~50만원의 상여금에 스팸세트나 소고기를 받았다는 글이다.

삼성전자는 올 추석 선물세트로 임직원들에게 소고기 세트를 선물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상여금에 스팸세트를 줬다. 한 SK그룹 계열사 임직원은 "명절 선물은 별도로 받지 않았다"면서도 "매년 추석을 앞두고 9월 초에 70만원 상당의 복지 포인트를 준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명절 선물세트도 화제를 모았다.

한 두나무 임직원은 "추석선물로 상여금 100만원과 기기 4개중 1개를 받았다"며 리스트를 공유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갤럭시Z 폴드3와 아이패드, 맥북 등이 쓰여있다. 모두 100만원대 이상 전자기기다. 다만 두나무 측이 모든 임직원에게 해당 명절 선물을 제공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젊고 직원이 적은 회사일수록 선물 범위도 다양했다.


설립 2년차 빅데이터 스타트업에 다니는 박모(27)씨는 "총 직원이 10명정도 되는데, 올해 추석 선물로 신라호텔 뷔페 런치 상품권을 받았다"며 "직원 대부분이 30대 미혼이기 때문에 실속있는 선물을 준비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중소기업 인턴인 성모(23)씨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상품권 5만원어치를 명절 선물로 받았다.

반면 불만을 토로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4년차 직장인 강모(33)씨는 "매년 설과 추석때마다 스팸 선물세트를 주는데, 매번 같은 구성"이라며 "차라리 금액대에 맞춰 여러가지를 준비해 선택권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팸과 참치 선물세트는 연매출의 각각 60%, 25%가 명절에 나온다. 1인 가구는 많은 양의 통조림 선물세트가 필요없어 중고거래에 내놓기도 한다.

실제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당근마켓에서는 명절 선물세트가 시중가대비 최대 60% 가량 저렴하게 팔리고 있다. 대부분 회사나 거래처 등으로부터 받은 선물세트라고 명시돼있다. 정가 3만2800원 '스팸 12호'의 경우 40~55% 저렴한 1만5000~2만원에 팔리고 있다. 생활용품 선물세트도 7000~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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