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현대엘리 '비접촉·친환경' 승강기로 진화

입력 2021/09/27 17:18
수정 2021/09/27 19:21
창립 37년만에 30만대 돌파

국내 엘리베이터 점유율 40%
시장 선도하며 성장동력 발굴

전자·통신사와 잇따라 협업
자율로봇·홈네트워크 연결해
스마트빌딩 솔루션 사업 추진
안면인식·에어터치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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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엘리베이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설치한 승강기 수가 누적 기준 30만대를 넘어섰다. 1984년 설립 이후 37년 만이다.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부동산 경기와 연동한 양적성장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올 들어 전자업체, 통신사 등 이종업종과 손잡고 '수직 e-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창립 이래 올해 8월까지 설치한 누적 승강기 수가 31만1789대라고 27일 밝혔다. 승강기에는 엘리베이터 외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이 포함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국내 전체 승강기 수는 87만대다. 우리나라 승강기 3대 중 1대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작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수년 새 성장이 눈에 띈다.


1984년부터 2013년까지 약 30년간 설치한 승강기 수는 16만대였지만, 이후 현재까지 불과 8년 새 15만대 이상을 공급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40.2%로 가장 크다. 오티스와 티케이가 국내시장 경쟁업체로 꼽힌다. 엘리베이터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설경기 및 분양시장 호황 덕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013년 처음 연 1조원을 돌파한 현대엘리베이터 매출은 2017년(1조9900억원) 정점을 찍은 뒤 올해까지 1조8000억원대에 머무르는 정체기에 들어섰다. 시장점유율도 4년 전보다 4%가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과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강화된 비접촉·친환경·디지털전환 트렌드에 현대엘리베이터가 발 빠르게 올라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장착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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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현대엘리베이터는 여러 기업과 공격적으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LG전자와는 엘리베이터와 자율주행 로봇 그리고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연계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빌딩 솔루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LG전자의 자유로운 곡면 제작이 가능한 올레드(OLED) 사이니지 기술 등을 접목해 탑승객의 디지털 경험이 가능한 프리미엄 엘리베이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KT와는 인공지능(AI), 안면·음성인식 등 이른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비접촉 엘리베이터를 설계 중이다. 음성과 스마트폰을 통해 손가락으로 버튼 누르는 과정을 생략한 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자율주행 로봇이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거주자가 원하는 곳으로 택배나 배달음식을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그 외 안면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승객을 분석해 조명을 조절하거나 음악·콘텐츠 제공을 하는 개인 맞춤형 엘리베이터도 만들 계획이다. 로봇 배송과 관련해서는 우아한형제들과도 상품·서비스 개발 협력을 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다양한 응용프로그램과 접목 가능한 엘리베이터 오픈 API(개방형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개발을 최근 완료했다"며 "다음달부터 초연결 시스템을 장착한 엘리베이터 시범운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관심이 높아진 친환경 제품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도 꾸준히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3월 적외선 센서를 적용해 버튼 앞에만 손가락을 대도 목적층이 입력되는 '에어 터치'를 개발해 현재 적용 중이다.

앞서 스마트폰 블루투스를 써서 엘리베이터 호출이 가능하고, 오염물질 전파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된 제품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그 밖에 이달 중순 열린 국제승강기엑스포에서는 영국 디자이너 크리스 레프테리와 협업한 디자이너스 에디션인 CLD 4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건물 부속품이 아닌, 탑승객을 소비자로 인식함으로써 특별한 공간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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