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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스타트업 IR] 초미세 압력 제어 잉크젯으로 디스플레이 컬러필터 시장 석권에 도전하는 고산테크

이창훈 기자
입력 2021/09/30 09:24
수정 2021/09/30 09:30
삼성 퀀텀닷(QD)-OLED TV용 컬러필터 잉크젯 모듈 납품 예정
“고객니즈 기반 잉크젯 기술로 태양광, 제약 등에도 적용 목표”
* 인터뷰 동영상은 기사 하단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초로 발견한 ‘모세관 현상’이 이야기의 실마리다.

모세관에 어떤 액체가 담기느냐에 따라 표면이 오목(물)해지기도 하고 볼록(수은)해지기도 한다. 이 곡면의 초승달 모양을 ‘메니스커스(Meniscus)’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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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니스커스의 곡면을 조절할 만큼 정밀하게 액체에 가해지는 압력을 제어하는 기술이 최근 IT산업의 핵심 공정에 적용되고 있다.

TV나 휴대폰의 LCD나 퀀텀닷(QD)-OLED 디스플레이 생산에서 컬러필터를 입히는 공정이다.

컬러필터는 빛의 3원색인 빨강(Red), 초록(Green), 파랑(Blue)의 ‘RGB 나노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에는 이 입자를 함유한 나노잉크를 증발시켜 디스플레이에 부착시키는 ‘증착(Evaporation)’ 공정을 거쳤다.

최근 이 공정이 ‘잉크젯(Inkjet) 프린터’를 통한 인쇄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사무실이나 가정에서는 레이저 프린터에 밀려 퇴출된 잉크젯 프린터가 IT산업 최첨단 공정에서 부활한 셈이다.

물론 컬러필터용 잉크젯의 기능적 정밀도는 사무용 프린터와는 차원이 다르다. 잉크를 노즐에서 밀어내는 양압(Positive Pressure)과 잡아당기는 음압(Negative Pressure)의 정밀한 ‘밀당’을 통해 오차없이 분사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퀀텀닷(QD)-OLED’ TV에 적용되는 컬러필터 나노잉크의 경우 일반 LCD 디스플레이 용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

잉크를 구성하는 QD 나노입자들이 쉽게 가라앉기 때문에 분사 직전까지 계속 순환시켜주는 제어장치가 필요하다.

또 모세관내 메니스커스의 높낮이를 조절할 만한 초미세 압력 제어 기술로 분사량을 균일하게 컨트롤해야 한다.

나노잉크의 정밀한 분사 제어와 순환을 일으키는 부품이 컬러필터용 잉크젯 프린터의 핵심기술이다. 현재는 QD-OLED용 잉크젯이 컬러필터 기술의 정점에 속한다.

이 기술을 개발해 어떤 설비에든 적용 가능한 모듈로 생산해내고 있는 기업이 국내 스타트업 고산테크다.

고산테크의 기술개발과 모듈설계를 책임지고 있는 김광수 상무를 만났다. 인터뷰는 충남 천안시 소재 고산테크 신축사옥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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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스플레이 컬러필터 형성 기술에서 ‘증착’과 ‘잉크젯’의 장단점은 어떤 건가요?

A. 증착 방식은 주로 스마트폰 같은 작은 면적의 고해상도 패널에 사용됩니다.

현미경으로 봐야할 만큼 매우 작은 구멍이 촘촘히 뚫린 미세메탈마스크(FMM)를 갖다대고 재료를 증발시켜 기판표면에 전달시키는 공정입니다.

증착 과정에서 분산되는 잉크가 대부분이어서 재료의 사용효율이 10% 이하에 불과합니다.


그러다보니 8세대 이상 대화면 디스플레이용 기판에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잉크젯 프린팅은 원하는 곳에만 재료를 선택적으로 분사할 수 있기 때문에 잉크사용 효율이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100%에 가깝습니다.

잉크젯 방식도 한계는 있는데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고해상도 패널의 경우 픽셀 크기가 잉크젯으로 분사한 미세 잉크방울의 크기보다도 작아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잉크젯은 주로 TV와 같은 대형패널, 증착은 스마트폰용 패널에 적합하지요.


‘컬러필터는 잉크젯 기술로 전환’ 타사보다 먼저 예견한 것이 주효


Q. QD-OLED와 일반 OLED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OLED는 디스플레이 자체가 빛을 발산하기 때문에 LCD처럼 뒤에서 빛을 비춰주는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종이처럼 매우 얇게도 만들어서 감거나 말고, 접을 수도 있는 거죠. 또 광원 자체가 색을 표현하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빠르고 색감이 훨씬 생생해 보입니다.

그런 장점이 있는 대신 AMOLED의 경우 발광 소자의 수명이 짧고, 번인(Burn-in)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가격 면에서 비싸기도 하구요.

삼성전자에서 곧 양산하게 될 QD-OLED TV는 청색만 보여주는 OLED 패널 위에 적색과 녹색 컬러필터를 입혀서 만들어집니다.

컬러필터의 소자가 퀀텀닷(QD)크기이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인데 QD소자의 특성상 명암비와 색 재현성이 높아 고품질의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Q. 증착에서 잉크젯으로 LCD 디스플레이 공정의 세대교체가 일어났다고 들었습니다. 고산테크가 경쟁업체보다 빨리 잉크젯 기술개발에 나설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잉크젯 기술이 디스플레이 양산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한 지는 10년 정도 됐습니다. 초기에는 잉크젯 헤드를 비롯한 주변 장치들의 개발 수준이 양산이라는 큰 허들을 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잉크젯 헤드가 점차 정밀해지고 품질도 개선되고 있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잉크젯이 적용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에 맞는 주변장치들 역시 수준을 높여야 양산에 한 걸을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말하자면 이 시장의 잠재성을 남들보다 조금 빨리 캐치하고 빠르게 움직였던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Q. 고산테크의 잉크젯 제어기술에 메니스커스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어느 정도로 정밀한 것인지 설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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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쇄용 잉크젯 프린터의 경우 헤드로부터 분사되는 액적(Droplet)의 균일도(Uniformity)가 조금 떨어져도 인쇄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나, 디스플레이 공정용 잉크젯의 경우 균일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잉크젯에서 입자가 함유된 미세한 액적을 정확한 위치에 균일한 양으로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붙잡아두는 압력(음압)과 밀어내서 분사하는 압력(양압)을 정밀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양압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 중력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음압 조절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잉크젯 헤드에 잉크를 채우고 대기 상태로 두면 중력으로 인해 잉크가 모두 헤드의 노즐을 따라 떨어지게 되거든요.

이런 상태로는 프린팅을 할 수 없기에 미세한 음압으로 헤드내 잉크 방울들을 잡아주는 것이지요.

저희 회사의 잉크젯은 10파스칼(Pa) 이하의 정밀도로 압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10Pa의 압력은 사람은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한 압력입니다.

정밀도와 정확도가 높은 압력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공정불량을 줄이고 원하는 품질의 확보가 가능합니다.

Q. 고산테크의 기술력은 경쟁업체 대비 어떤 면에서 비교우위가 있나요?

A. 고객 지향성이라고 할까요? 잉크젯의 가능성을 다른 업체보다 빨리 캐치하고 대응했듯이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고산테크의 강점입니다.

양산공정을 직접 경험해 보고 고객 요구사항을 토대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고 품질을 개선해 온 것이죠.

고객의 니즈가 무엇이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일까에 대해 먼저 생각하고 개발을 진행합니다. 잉크젯 헤드 압력제어 및 잉크순환제어 시스템의 경우에도 고객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고, 품질개선을 이루었습니다.

음압제어장치와 잉크순환공급장치, 그리고 여러 모듈을 통합한 클러스터헤드모듈등의 제품이 그렇게 해서 탄생한 거죠.

철저히 수요 고객 중심으로 제작되는 고산테크의 잉크공급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과 제휴 협력해 공신력과 기술력 확보


Q. 정밀 제어 기술개발은 자체 연구인력만으로 이루신 건가요? 다른 전문연구기관과의 협업이 있었던 건가요?

A. 설립 초 압력제어기 개발 당시 우리가 개발한 제어기가 잘 작동하는 것인지, 자체 측정되는 값이 정확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또 개발을 하더라도 측정치에 대해 객관적이고 권위있는 기관의 인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인 시험인증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고 싶었습니다.

미세압력을 정확하게 장시간 측정 가능한 시험인증기관이 없어 여러 곳을 수소문한 결과 대전에 있는 한국기계연구원(KIMM)에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기계연구원으로부터는 시험인증 뿐만 아니라 기술적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메니스커스라는 이름의 초정밀 분사제어장치는 LCD 컬러필터 뿐 아니라 폭넓게 쓰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또 어떤 분야가 있을까요?

A. 물론 디스플레이 분야 잉크젯 프린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약분야와 태양광분야 등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 패널 제조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나노 크기의 집광 소자를 건물의 유리나 자동차 유리에 프린팅해서 전기 에너지를 얻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고산테크가 개발한 초정밀 분사제어기술은 오히려 그 분야에서 더 커다란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Q. 디스플레이 분야 경쟁이 중국과 일본의 추격으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매출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A. 코로나19 이전까지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자 많은 준비를 했지만 코로나로 팬데믹으로 인해 전체적인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외 시장의 벽이 공고한 탓에 틈새를 공략하기 쉽지 않지요.

하지만 잉크젯 관련 산업방향이 고정밀도, 미세화 추세로 흘러가고 있고 단기적으로는 삼성이 11월부터 본격 양산하는 QD-OLED 디스플레이에 2025년까지 집중 투자를 하기로 했는데 잉크젯 설비를 공급하는 세메스(SEMES)와 제휴하고 있어서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잉크젯은 장기적으로 사용범위가 계속 넓어질 것이기 때문에 고산테크가 고객 니즈에 최대한 집중해서 개발한 기술이 크게 빛을 보는 시점이 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글·사진=이창훈기자·손정아연구원 / 영상=손성봉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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