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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원 '장인라면' 비싼 값 제대로 하나

입력 2021/11/27 18:01
수정 2021/11/28 11:30
"일반 라면 가격 3배지만 맛은 그에 못미쳐" 평가 다수
"건강한 맛" 긍정적 평가도
출시 한달 판매량 300만 봉...마케팅에 비해선 저조한 성과
"3개월은 지나야 성공여부 판단 가능...가격 감안하면 선방한 것"시각도
하림 "공장 풀가동에 해외서 수출해달라 문의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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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미식 장인라면` 광고 모델인 배우 이정재

[김효혜 기자의 생생유통]

"이정재가 광고하기에 사 먹었어 봤는데, 맛이 가격만큼은 아닌 것 같다."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려는 '하림'이 야심 차게 내놓은 'The 미식 장인라면(이하 장인라면)'에 대한 소비자 평가 중 하나다. 출시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장인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기대 이하'라는 쪽이다. 가격이 '초프리미엄급'인 데 반해 맛은 가격만큼 뛰어나지는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반면 맛 하나만 놓고 보자면 괜찮다는 후기도 있어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장인라면은 편의점 기준 봉지라면이 2200원, 컵라면이 2800원으로 기존 프리미엄급 라면인 신라면 블랙(1700원)과 진짬뽕(1700원)보다 약 30% 비싼 수준이다.


일반 라면과 비교하면 가격 차는 더 벌어진다.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2위인 신라면과 진라면이 700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3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살펴보면 장인라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다. 대부분 가격만큼의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한 네티즌은 SNS에 "가격은 일반 라면의 3배인데, 맛은 3배 더 맛있지 않다"고 썼다. 다른 네티즌은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차별화된 맛은 아닌 것 같다"며 "이 돈 주고 사 먹기엔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소비자 의견 중에는 낮은 가격대의 대체품이 많은데 굳이 이 라면을 택할 이유를 못 찾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장인라면 담백한 맛이 담백하다고 해서 적당히 닭고기 맛이 나겠지 했는데, 정말 담백하기만 하고 아무런 개성이 없는 맛이었다"며 "차라리 저렴한 꼬꼬면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장인라면 얼큰한 맛에 대해 "국에다 고추장 넣은 느낌"이라며 "신라면 블랙과 비교해서 더 나은지 모르겠다"고 썼다.


한 네티즌은 "이정재가 광고하기에 사 먹어 봤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떨어져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기훈이형(오징어게임에서 이정재 배우가 연기한 인물)이 라면을 먹어보지 않고 광고를 찍은 것이 확실하다"고 평했다.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한 네티즌은 "날 추워지고 으슬으슬 몸살이 올 것 같을 때 이거 하나 딱 끓여먹고 자면 좋겠다 싶은 건강한 맛"이라며 "깔끔하게 딱 '추천'"이라고 했다. "재구매 의사 별 5개 중 4개"라는 반응도 있었다.

하림 측은 "초기 한 달 판매량이 300만봉을 돌파했다"며 "돌풍이 심상치 않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300만봉은 눈에 띄는 성과가 아니다는 평가다. 일례로 업계에서 '대박'이라 회자되는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출시 한 달 만에 1100만봉이 팔렸다. 특별한 마케팅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올린 실적이다. 또한 오뚜기 '참깨라면'도 출시 초기 한 달 판매량이 장인라면과 비슷한 300만봉 수준을 기록했다. 참깨라면 역시 별도의 광고를 하지 않았다.

라면 업계에서도 마케팅에 들인 비용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배우 이정재를 발탁하는 등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은 것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더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림은 제품 유통 과정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요 편의점에 입점하기 위해 점주들에게 이른바 '발주장려금'을 박스(12개입)당 1만2000원을 제시한 것이다. 2800원인 장인라면 컵라면 하나를 주문할 때마다 1000원을 주는 식이다. 기존 라면 업체들도 신제품을 출시하면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곤 한다. 하지만 통상 제품가의 10% 이내로 책정한다는 게 편의점 업계의 설명이다.

물론 아직 판단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선 라면의 성공 여부는 출시 후 3개월 정도 후에 판가름 난다고 본다. 처음 맛본 소비자들 중에서 얼마나 많이 재구매하게 되는지가 이 무렵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에 대해서도 하림측은 "가장 신선한 재료로, 제대로 된 국물요리 라면을 만들자니 원가상승 압력이 있어 가격이 기존 제품보다 높다"며 "가격을 감안하면 30일만에 300만봉 판매는 일반라면으로 환산하자면 두 배 이상 팔린 셈"이라고 말했다. 또 "장인라면 생산은 기존에 2교대로 생산했는데 수요가 많아지면서 3교대로 풀가동하고 있고, 할인점 등에는 품절도 벌어지고 있다"라며 "수출해달라는 제안이 잇달아 들어오고 있고 현재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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