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코엑스 만든 아버지처럼…잠실 랜드마크 짓겠다는 회장님

입력 2021/12/06 17:41
수정 2021/12/07 10:32
'비오기전에 우산 사놔야'
구평회, IMF때 정부 설득
구자열은 코로나때 출사표

무협 주도로 컨소시엄 구성
세계적인 초대형 축제 열고
2㎞ 보행명소도 만들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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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컨벤션 사업에 물꼬가 터지려면 중국·일본·홍콩과 경쟁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994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무역협회장을 역임한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이 2005년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를 받던 시절임에도 '비 오기 전에 우산을 사놔야 한다'며 정부를 강력하게 설득했다. 이를 통해 무역협회는 드디어 2000년 코엑스(COEX) 건물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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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지난 오늘, 고(故)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아버지처럼 무역협회 수장이 된 구자열 회장(사진)이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이벤트) 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도 20여 년 전을 떠올리게 만드는 대목이다.

6일 무역협회와 코엑스는 잠실 MICE 복합공간 개발 시 코엑스·현대차복합업무지구(GBC)·잠실(GMC) 일대에서 세계적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콘텐츠 사업이 중요한 MICE 특징에 맞게 한국의 문화를 주제로 다양한 축제를 열고 이를 통해 세계인의 서울 방문을 이끌어 경제적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무역센터 16개사가 참여하는 코엑스마이스클러스터(CMC)의 범위를 컨소시엄 참여사로까지 확대하고 200만명이 넘는 외국인을 포함해 연간 1000만명이 참관하는 초대형 비즈니스 문화 축제의 장을 연다는 방침이다.


코엑스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감성이 융합된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의 이점을 살려 365일 글로벌 페스티벌이 열리는 도심형 복합문화공간도 운영될 것"이라며 "결국 코엑스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업무와 여행을 즐기는 '블레저(비즈니스+레저)'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센터·현대차 GBC·잠실을 연결하는 2㎞ 길이 보행 명소도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을 상징하는 다양한 콘텐츠와 시민·관광객을 위한 다채로운 경험을 산책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동시에 인근 주거단지와 학교 일조권을 보장하고 사생활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 시 각 시설물 높이와 배치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MICE 산업의 고속성장에도 불구하고 코엑스는 20년 넘게 추가 전시면적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압도적 노하우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프라스트럭처의 한계 때문에 대형 국제행사를 타 지역이나 경쟁국에 빼앗기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무역협회는 잠실 마이스 사업자 선정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구자열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무역협회 컨소시엄 참여사가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데다 공공성 측면에서도 우리가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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