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현대重·대우조선 합병'…EU, 이번주 불허 유력

입력 2022/01/11 20:11
조선 빅딜 무산 초읽기

FT "심사결과 금명 발표"
LNG船 시장독점 이유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이른바 '조선 빅딜'이 3년간 표류한 끝에 무산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유럽연합(EU) 반(反)독점당국이 한국의 세계 최대 조선사 간 합병을 막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EU 경쟁당국 관계자들이 이번주 중 결정해 발표할 것 같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조선업 시황이 2019년 초 합병 결정 당시와 크게 달라지면서 EU 등 경쟁 국가 입장에 변화가 나타난 게 원인으로 꼽힌다. EU 집행위원회는 2019년 말부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심사를 세 번이나 유예하다 작년 11월에야 재개한 바 있다. 심사 기한은 오는 20일까지다.


EU 측은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이에 대한 시정 조치를 한국조선해양 측에 계속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해 FT는 최근 유럽에선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아시아에선 LNG 운송비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FT는 "EU 관계자가 합병을 막으면 유럽 소비자들이 LNG 가격을 더 비싸게 치르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로이터통신도 "현대중공업그룹이 독점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구제조치(remedies)를 제출하지 않은 뒤 EU 경쟁당국이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거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 후 6개 경쟁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요청했다.


현재까지 중국·싱가포르·카자흐스탄이 승인을 했고, EU·한국·일본의 심사 결과가 남은 상황이다. 결합심사는 심사국들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U가 한국에서 초대형 조선사가 탄생하는 데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건 작년부터 본격화된 세계 조선업 활황과 관련이 있다. 특히 환경 규제 강화로 수요가 증가하는 LNG 운반선의 경우 작년 전 세계 발주량의 87%(78척 중 68척)를 한국이 수주하며 사실상 싹쓸이했다.

그러자 경쟁법이 가장 발달한 데다 지역 내 선주들 로비도 만만치 않은 EU에서 'LNG선 독점'이란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LNG선은 기존 벙커C유와 LNG가 함께 연료로 사용되는 이중연료추진선이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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