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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니면 문 더 좁아진다"…9급 공무원 시험 너도나도 도전

박동환 기자
입력 2022/01/12 17:06
수정 2022/01/12 20:02
안정성 선호하는 취준생 지원 몰려
올해 5672명 선발 10년 내 최대 규모
◆ 직장인 A to Z ◆

최근 전역한 대학생 김형진 씨(23·가명)는 대학 자퇴를 고민하고 있다. 인문계열 학사 학위로는 나날이 높아지는 취업 문턱을 넘기가 어려워 차라리 일찍부터 공무원 공채 시험을 준비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김씨는 "최근 형이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번 실패를 겪는 모습을 보고 많은 고민을 했다"며 "학교 다니면서 잡다한 대외 활동 스펙을 만드는 대신 군대에서 모아 둔 돈이 있을 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급 사무관 시험이란 문턱을 넘어선 청년층의 '탈(脫) 공무원'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안정성이 높은 9급 공무원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학원가에 따르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오는 고등학생은 물론이고 대학교를 중도에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해 국가직 9급 공채시험 전체 접수 인원은 19만8110명으로 2020년(18만5203명) 대비 1만2907명(7%) 증가했다. 행정직은 17만1071명으로 2020년(16만830명) 대비 1만241명(6.4%) 늘었고, 기술직도 2만7039명으로 2020년(2만4373명) 대비 2666명(10.9%) 증가했다.

연령별 비율을 따져보면 '20~29세' 지원자가 2020년에 이어 12만1533명(61.4%)으로 가장 많았다. 젊은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여전히 직업으로서 공무원을 선호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다음 '30~39세' 지원자가 6만592명으로 전체에서 30.6%를 차지했다.

올해 9급 공채시험 응시자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공무원시험 학원과 수험생들 사이에는 '올해가 공무원을 대규모로 채용하는 마지막 해'라는 인식이 강해서다.


서울 노량진 공무원시험 학원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당시 공무원 일자리 확대를 약속했다"며 "실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그 어떤 정부보다 공무원을 많이 채용했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가 지난 3일 발표한 '2022년도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 등 계획' 공고에 따르면 올해 국가직 9급 선발 예정 인원은 5672명으로 최근 10년 중 최대 규모다. 10년 전인 2013년 선발 인원(2738명)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늘어났다. 2023년부터는 차기 정부 방침에 따라 공무원 채용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중장년층의 공무원 지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변화다. 지난해 '20~29세' 지원자와 '30~39세' 지원자는 각각 2020년 대비 0.1%포인트, 0.4%포인트 하락했지만 '40~49세' 지원자(1만2955명), '50세 이상' 지원자(1432명)는 각각 0.5%포인트, 0.1%포인트 늘어났다. 한 대형 공무원시험 학원 관계자는 "50세가 넘어 수강하러 오시는 분들이 종종 보인다"며 "50대에 임용돼도 10년 이상 근속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금 더 안정적으로 노년을 보내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재직 중인 직장을 그만두거나 하던 일을 정리하고 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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