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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화학 공격투자 "美·유럽에 양극재공장 설립"

입력 2022/01/13 06:01
수정 2022/01/13 11:19
남철 첨단소재사업본부장 인터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과 연계
현지 배터리 또는 車 업체 협력

배터리 소재 매출 올해 2.8조원
기존 6조원 투자 예고했지만
더 늘려 글로벌 수요 대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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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의 분할 상장을 앞둔 LG화학이 배터리 소재 등에서 공격적 투자를 선언했다.

남철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부사장·사진)은 11일 매일경제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유럽에 LG화학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기차용 이차전지 주요 생산 국가들이 한국·중국 등 동북아시아에 포진한 가운데, 미국·유럽 등 현지 고객사들의 수요에 부응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남 부사장은 "현재 글로벌 배터리 회사 또는 자동차 업체 등과 함께 미국·유럽에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기차 이차전지 수요 확대로 현지 업체들의 소재 수요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남 부사장은 이어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산업의 공급망이 중요하다 보니 배터리 기업과 자동차 업체 입장에선 믿을 만한 배터리 소재 회사와의 협력이 점점 더 절실해지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께 협력 파트너·설립 시기 등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이 현지 양극재 공장으로 검토하는 모델은 '메탈-전구체 생산-양극재 제조-폐배터리 회수를 통한 리사이클'을 아우르는 것이다. 양극재를 만들기 위해선 메탈로 전구체를 만드는 선행 과정이 수반된다. LG화학은 주요 광물인 메탈 확보처로 광산과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두 가지를 보고 있다.

남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향후 양극재 생산에서 일정 비율의 재활용 메탈을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이 같은 공장이 필요한 이유를 강조했다. 이날 LG화학 구미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남 부사장은 LG화학이 미국·유럽에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구미공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 LG화학은 구미공장에 청주 양극재 공장의 기술·공정 방식 등을 그대로 재현할 예정이다.


양극재 공장이 구현할 수 있는 최상의 모델로 청주공장을 완성시킨 LG화학이 이를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제품 개발과 공정의 중심이 되는 공장)로 삼아 구미에 그대로 옮긴다는 전략이다. 남 부사장은 "구미 공장엔 메탈 리사이클도 적용될 것"이라며 "즉 구미 공장의 성공적 설립은 미국·유럽에 바로 이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남 부사장은 "실리콘 음극재가 대세가 되진 않겠지만, 기술 기반 제품이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며 "현재 독자적 방식이 아닌 외부 협력 등의 방식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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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지난해 초 이차전지 소재 부문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신규 소재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양극분산제 △방열접착제 △BAS(Battery Assembly Solution) △음극바인더 등 여러 사업 부문에 산재된 사업을 첨단소재사업본부로 통합하고 역량 극대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첨단소재사업본부는 양극재, 분리막 등 고부가가치 소재를 포함해 약 10개에 이르는 소재 사업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 LG화학이 이차전지 소재에만 총 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향후 투자 규모가 더 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놨다.

남 부사장은 "이차전지와 소재 산업은 전체 주기로 봤을 때 이제 유년기에 진입한 단계로 LG화학의 투자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현재 고객이 요구하는 (공급) 수준은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지만 무작정 키우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부사장은 "첨단소재업의 본질은 제품 성능과 고객의 공정 조건을 최적화하는 데 있기 때문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 =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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