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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엔솔·혼다, 美에 배터리 합작사 세운다

입력 2022/01/14 05:01
수정 2022/01/14 11:34
한·일 대표기업 합작공장 추진
북미 전기차시장 공략 나서
투자규모 최대 4조원 예상
'한일' 양국 대표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자동차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폐쇄적인 부품 공급망과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전략을 고수해온 혼다가 LG에너지솔루션에 손을 내민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양국 간 경제협력 재개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혼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양사는 2020년 발효된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발맞춰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USMCA 체제에서는 북미 3국(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부품의 장착 비중이 단계적으로 높아져 2025년부터는 75% 이상 돼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법인 설립 시점과 지분 비율, 공장 용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대 40기가와트시(40GWh) 규모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고성능 순수전기차를 기준으로 매년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금액으로 따지면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완성차와 배터리업체가 합작법인을 세울 때 비용을 절반씩 부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조 단위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M과 현대자동차, 스텔란티스와 합작을 추진하고 있으며 곧 다른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신규 합작법인 설립을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자국 중심으로 폐쇄적인 부품망을 구축한 일본 완성차업체가 한국 배터리업체와 협력에 나선 건 전례가 없는 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도요타자동차와 닛산자동차는 파나소닉이나 NEC 등 일본 현지 배터리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배터리를 수급했다. 혼다 역시 GS유아사와 배터리 합작사 블루에너지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 배터리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GS유아사는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와 진행한 배터리 합작사업을 접었고 닛산과 제휴관계를 맺었던 일본 NEC는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했다.

세계 8위 완성차업체인 혼다는 지난해 일본 주요 완성차업체 중 처음으로 완전 전기차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2040년까지 전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2024년 미국에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윤재 기자 / 박윤구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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