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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명품·의류 시장서 신흥 유통강자 등장할것"

홍성용 기자
입력 2022/01/16 18:32
수정 2022/01/17 09:56
김연희 BCG 유통부문 대표
◆ 거세지는 유통 빅뱅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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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나 신세계는 신선식품 시장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확대 기회가 있습니다. 비식품 시장은 사실상 쿠팡이 장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코리아 유통부문 대표(사진)는 14일 매일경제와 만나 "롯데나 신세계가 이커머스 초창기에 '상품 시장'과 '신선식품 시장'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유통사업자가 MD를 통해 산지 직매입으로 극신선한 상품을 소싱하고 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정육·수산·과일 파트는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전통의 유통 강자들이 리딩할 수밖에 없는 분야"라며 "이 파트에서 이커머스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이 저렴하면 구매하는 시장인 '상품 시장'은 쿠팡이 압도적인 우위를 이미 거머쥐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두루마리 휴지나 기저귀가 가성비가 좋으면 바로 사는 시장이다. 패션의 경우도 양말이나 집에서 편하게 입는 반바지가 이 시장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버티컬 시장'을 잡아야 이커머스 판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커머스는 상품, 신선식품, 버티컬 시장 등 3가지로 나눠 봐야 하는데 버티컬 시장인 패션, 뷰티, 리빙, 명품 등 카테고리에서는 아직 승자가 없다"며 "분산화된 이 시장에서는 무신사, 오늘의집, 머스트잇 등의 스타트업이나 유니콘들이 성장하고 있다. 이곳을 잡아야 이커머스 판을 움켜쥘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유통 시장은 온라인 침투율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이커머스가 40% 가까이 확대된 데는 땅덩어리가 작고, 아파트에 모여 사는 한국식 구조가 한몫했다"며 "택배기사님이 100가구에 물건을 배송하는데 단독주택이라면 생산성이 너무 떨어진다. 아파트기 때문에 배송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이고, 빠른배송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오기 전부터 물류비용을 대거 투입해 서비스를 마련한 쿠팡 등 공급 기업이 이커머스 보편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봤다. 김 대표는 "미국만 해도 결품이 많아서 팬데믹이 끝나면 월마트로 돌아가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물건 수요예측을 하는 게 그만큼 어렵다"라며 "쿠팡을 이용해보니 서비스 퀄리티가 좋고 너무 편리한 것이다. 5060세대까지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 같다'는 후일담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가 '부의 재분배' 관점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전통의 유통은 언제나 땅을 사고, 물건으로 대량으로 구매해야 했다. 스케일이 크면 클수록 이익이 커지는 구조였다. 따라서 로컬 기반의 과점 형태가 일반적이었다"라면서도 "이커머스에선 개인사업 하는 셀러(판매자)들이 많아지고, 더 많은 유니크한 브랜드들이 생긴다. 점포도 필요 없으니 혁신이 가속화돼서 유니콘 기업까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퀵커머스는 편의점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시장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모든 부문에 퀵커머스가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많아 봐야 전체 온라인 시장의 5~10%라고 본다"며 "계획 구매 대신 당장 소량의 저렴한 물품이 필요한 사람들은 계속 퀵커머스를 이용할 것이고, 편의점이 해내던 역할과 퀵커머스 업체들이 서로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용 기자 / 사진 =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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