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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반도체 투자 될때까지 '팍팍' 밀어주는데…한국은 말뿐인 지원

정유정 기자
입력 2022/01/17 17:22
수정 2022/01/17 19:49
반도체특별법 시설투자 공제
국내 대기업 최대 10% 불과
美·中 파격혜택에 턱없이 부족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를 세계 공급망의 핵심 산업으로 분류하며 과감한 혜택을 부여하자 세계적 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시설투자로 화답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미 상원에서 통과돼 하원에서 논의 중인 '반도체생산촉진법(CHIPs for America Act)'은 2024년까지 미국 내에서 반도체 제조와 관련한 시설투자를 할 경우 최대 40%에 해당하는 금액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로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가 이 법을 적용받으면 약 8조원의 법인세를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도 기업을 상대로 막대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한국지방세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15년 이상 사업을 해온 반도체 제조기업이 고도화 공정을 도입할 경우 최대 10년 동안 법인세 파격 혜택을 준다. 28~65㎚(나노미터) 반도체 공정을 도입하면 5년간 법인세를 면제하고, 그다음 5년간은 법인세율을 50% 낮춰준다.

한국도 지난 11일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세제 혜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설비·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라온 반도체특별법에 따르면 국가 전략기술인 반도체 시설에 투자하는 대기업은 6%, 중견기업은 8%, 중소기업은 16%의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예년 대비 늘어난 투자액에 대한 4% 추가 공제를 합치면 10~20%를 공제받는 셈이다.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해 대·중견기업은 30~40%, 중소기업은 40~50%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는다. R&D 혜택에 비해 시설투자 관련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허원제 한국지방세연구원 재산세제연구실 연구위원은 "반도체 경쟁이 기업 중심에서 국가 간 경쟁으로 심화 중"이라며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하고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고강도의 실질적인 세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열한 경쟁에서 활로를 선점하고 반도체 공급난을 타개하기 위해 생산 시설 및 장비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간 설비투자 공제율의 차등 폭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도체 분야의 경우 국제적 경쟁이 대기업 사이에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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