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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자체생산 시동 건 테슬라…원자재 '입도선매'

입력 2022/01/18 17:30
수정 2022/01/18 17:35
美 니켈 업체와 첫 공급계약
호주 기업서 흑연도 받기로

현대차도 배터리 생산 위해
R&D 시동·자원확보 노력
세계 전기차 업체 선두 주자인 미국 테슬라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체제를 갖출 전망이다.

현재 일본 파나소닉과 함께 차량용 배터리를 시범 개발 중인 테슬라는 배터리 생산을 위한 관련 자원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주목된다. 배터리 자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 속 니켈·코발트뿐만 아니라 음극재 주요 재료인 흑연 확보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자원부터 입도선매한 뒤 전기차 생산 업체 가운데 배터리 '내재화(자체 생산)'에도 가장 먼저 나서겠다는 게 테슬라의 복안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미국 니켈 공급 업체 '탈론메탈'과 친환경 니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완성차 업체가 미국 니켈 공급 업체와 계약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는 올해 말 배터리 자체 생산과 별개로 2026년부터 탈론메탈의 니켈을 공급받아 텍사스·네바다주에 위치한 공장에서 배터리용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이후 6년간 7만5000t에 이르는 니켈 정광과 소량의 코발트, 철광석 등을 런던 메탈 익스체인지(LME)를 통해 구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LME는 세계 최대 비철금속 거래소다.

아울러 테슬라는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두고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법인을 둔 업체 '시라리소스'를 통해 배터리 음극재용 흑연 물량도 대규모로 받기로 했다. 최근 관련 계약을 체결해 앞으로 4년간 흑연 애노드(전극 단자) 소재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시라리소스는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수입한 흑연을 후처리한 뒤 애노드 형태로 가공·공급한다. 연간 1만t의 흑연 애노드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미국 배터리 음극재용 흑연 수요의 3%가량을 충족시킬 전망이다.

다만 애노드 생산에 쓰이는 흑연은 대부분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산 애노드에 대한 수요는 향후 10년간 5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테슬라 등 미국 업체에는 자체 공급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심지어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초 미국 정부에 중국산 흑연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세계 상위 전기차 제조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후 자재 공급이 악화된 상황 속에서도 친환경차 열풍이라는 소비자 수요를 해결해야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심상찮다.

배터리 소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리튬은 중국산 가격이 최근 1t당 26만1500위안(약 4900만원)으로 지난해 1월보다 무려 5배 이상 치솟았다. 코발트 가격 역시 작년 1월 이후 1년 만에 2배가량 올라 현재 1t당 7만달러이며 니켈은 같은 기간 15% 상승해 2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팩 가격은 1GWh(기가와트시)당 지난해 132달러에서 올해 135달러로 소폭 오른 뒤 내년부터 급등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는 전기차 수요가 급증해 리튬 등 주요 배터리 원자재 부족 현상이 언제든 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이 같은 세계 전기차 업계 추세에 맞게 배터리 내재화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다만 중·장기 계획으로서 지금은 배터리 자체 생산에 대한 연구개발(R&D) 단계에만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현재로선 배터리 생산 전문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중국 CATL 등을 통해 공급받는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업계는 현대차가 자체 생산 연구를 비롯해 니켈 등 자원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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