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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K농산물 알리려 열달간 현장 290번 찾았죠

송민근 기자
입력 2022/01/23 18:19
수정 2022/01/23 18:22
김춘진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대한항공·HMM과 힘모아
농수산물 전용기·선박 확보
수출 100억弗 돌파에 기여

전세계 탄소배출 26%는
먹을거리 가치사슬서 발생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전파

김치 종주국 자존심 세우려
美서 '김치의 날' 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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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의 업무 영역을 수급·유통 관리에서 더 확장하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출길도 뚫고,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마케터가 되면 우리 농업, 식품업을 키울 수 있다는 거죠."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대한민국 농업과 식품을 알리는 마케터로 변신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쉴 새 없이 사람을 만나며 문제를 푸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본인이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식과 한국 농수산식품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민관협력을 이끄는가 하면 미국을 방문해 '김치의날' 제정을 이끌어내는 성과도 거뒀다. 매일경제는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aT센터에서 김 사장을 만나 취임 이후 소회를 물었다.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aT 사장에 취임했다.


김 사장은 "공사의 이름을 풀어보면 농수산식품을 '유통'하는 모든 분야에서 활약할 여지가 있다"며 "국내 유통뿐 아니라 국제 수출, 식량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행정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11월 22일을 김치의날로 제정했다"며 "올 3월 뉴욕주에서도 김치의날을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김치의날을 제정한 것은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이라고 한다. 김치의날 결의안에는 '한국이 김치 종주국'이라는 문구와 김치의 역사, 건강식품인 김치의 우수성 등을 알리는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은 한국계 최석호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매년 11월 22일 한국 김치의 우수성과 의미를 기릴 예정이다.

한식의 세계화와 수출 지원에도 김 사장 특유의 '현장 본색'을 뽐냈다.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는데 여기에는 대한항공과 HMM(옛 현대상선)이 농수산식품 전용 항공기와 선복(적재용량)을 확보해준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항공편에 여유가 생긴 대한항공과 업무 제휴를 통해 통상 운임의 반값에 싱가포르로 가는 전용기를 띄워냈다.


컨테이너선 대란을 겪는 사이 HMM과 협업을 통해 농식품 수출을 위한 전용 선복을 확보하기도 했다.

탄소중립과 우리 농산물 소비를 엮어낸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도 선보였다. 국내 42곳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공공기관과 체결한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업무협약(MOU)이다.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는 김 사장이 만든 또 하나의 성과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먹거리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 중 26%에 달한다.

김 사장은 "지금은 단순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식으로 음식물 관련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며 "이를 넘어 생산, 유통, 소비 전 단계에 걸쳐 음식 관련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것이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라고 설명했다.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MOU에는 전국 42곳의 지자체, 교육청, 공공기관이 참여했는데, 이들 지자체에 거주 또는 근무하는 국민만 673만명에 달한다. 김 사장은 "그린푸드 데이는 저탄소·친환경 인증 농축산물과 지역에서 자란 '로컬푸드'로 식단을 꾸리고 잔반 없는 식사를 하자는 것"이라며 "본사 식당에서 낸 통계에 따르면 기존보다 탄소 배출량을 59%나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국산 농식품 마케팅을 위해 민관을 가리지 않고 협업 기회를 모색했다. 그는 지난해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만남을 주선해 CJ가 가지고 있는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를 확산할 방안을 고민했다.


또 마을공동체, 중소기업, 소비자를 각각 대표하는 새마을운동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도 협약을 체결했다.

김 사장은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를 '글로벌 그린푸드 데이'로 키워나가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가 부임한 지 10개월 만에 290번 현장을 찾고 10만㎞의 이동 거리를 기록한 면모를 뜯어보면 태평양을 건너 미국을 찾은 기록도 포함된다.

김 사장은 "지난해 11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를 만나 그린푸드 데이 확산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공사는 지난해 업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울산시와 협약을 맺었으며 올해 안에 충청남도, 경기도교육청,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해외 유통업체와 MOU를 추가로 체결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공사의 유통 능력을 살려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공사가 가진 학교 대상 공공급식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사상 처음으로 군 급식 분야에 진출했다.

김 사장은 "공사가 운영하는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을 활용하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장병에게 더 좋은 급식 재료를 공급할 수 있다"며 "지난해 4개 대대급 부대에서 식자재 조달 시범사업을 시작한 결과 국산 식자재 사용률을 96%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었고, 장병 만족도가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김 사장의 '식량 콤비나트' 계획은 올해 처음으로 관련 예산 확보에 성공했다. 그가 직접 만든 아이디어인 식량 콤비나트는 곡물이나 식량을 대규모로 저장·가공·유통할 수 있는 기지를 지칭한다. 러시아어인 콤비나트가 '대규모 공업단지'를 일컫는 데서 착안해 이름을 지었다. 콤비나트를 통해 한국 농수산식품 산업이 식량 자급률 제고에 기여하게 하고 새만금을 국제 식량산업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올해 확보한 예산으로 콤비나트가 어느 정도 타당성 있는 계획인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 사장은…

△1953년 전북 부안 출생 △전주고 △경희대 치의학 학·석·박사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치과 주치의 △제17·18·19대 국회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2021년~현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송민근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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