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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세단? 쿠페?…그냥 세 개를 동시에 타볼까

입력 2022/01/23 21:18
수정 2022/01/23 23:29
BMW '뉴 6시리즈 GT'

전장 5090㎜·전폭 1900㎜
미니밴 뺨치는 넉넉한 공간
트렁크 적재공간 기본600ℓ
뒷좌석 접으면 최대 1800ℓ

돌출 그릴·LED헤드라이트
스포티한 디자인 매력 갖춰
내부 나파가죽은 품격 더해

내비게이션 길 안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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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은 편한데 캠핑용으로 부족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실용적인데 달리는 맛이 아쉽고, 쿠페는 멋지지만 패밀리카로 쓸 수 없고."

중국집에서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놓고 고민하는 것처럼 자동차를 살 때도 마찬가지다. 브랜드를 결정하기 전 차종부터 선택하는 게 쉽지 않다. 여유가 있다면 세단, SUV, 쿠페 모두 구입하면 되지만 한 대만 선택해야 한다면 고르는 재미보다는 골라야 하는 고민이 더 커진다.

자동차 회사들이 고민 해결에 나섰다. 주력인 세단과 SUV를 보완해줄 '니치(틈새) 차종'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BMW가 '짬짜면(짜장면+짬뽕)' 같은 니치 차종 개발에 앞장섰다.


실용적인 SUV에 고성능·럭셔리 개념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인 X5와 스포츠액티비티쿠페(SAC) X6를 선보이며 니치 차종 노하우를 습득했기 때문이다.

BMW는 세단과 쿠페 성향을 모두 갖춘 GT에 주목했다. GT는 이탈리아어로는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 영어로는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라 부른다. 장거리 여행에도 편안함과 안락함을 주는 고성능 차를 의미한다. 스포츠카나 쿠페에 패밀리세단 장점을 결합해 펀(Fun)과 편(便)의 조화를 추구했다.

BMW는 GT를 더 진화시켰다. 기존 GT에서 여전히 부족한 실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SUV 성향을 덧붙였다. 결과물은 BMW가 2010년 선보인 5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다. BMW GT 끝판왕은 2017년 국내 출시된 BMW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다. BMW6 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는 품격, 퍼포먼스, 실용성 등을 모두 갖춘 '세단+쿠페+SUV'다. BMW 7시리즈, BMW X6, BMW M(고성능 모델)의 유전자(DNA)를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BMW는 기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를 한층 진화시킨 신형 모델을 2000년 5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부터 공식 판매에 돌입했다.


현재 판매되는 BMW 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는 전장×전폭×전고가 5090×1900×1540㎜다. 휠베이스는 3070㎜다. 대형 SUV인 현대차 팰리세이드(2900㎜)보다 길고 미니밴인 기아 카니발(3090㎜)과 비슷하다. 실내공간이 미니밴 뺨치게 넉넉하다는 뜻이다.

외관에는 BMW의 최신 디자인 언어가 반영됐다. 하나의 프레임에 둘러싸인 BMW 키드니 그릴은 윗부분이 돌출되도록 디자인됐다.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와 함께 어우러져 강렬하면서 스포티한 매력을 발산한다.

앞 범퍼 디자인은 다이내믹해졌다. 전방에서 앞바퀴 바로 뒤쪽 에어브리더까지 이어지는 공기 흐름을 개선하도록 설계됐다. 실내에는 12.3인치 전자식 계기반 및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 4존 에어컨디셔닝 시스템이 탑재됐다. 블랙 하이글로스로 마감한 센터 콘솔 주변과 나파가죽 시트는 품격을 추구했다. 기본 600ℓ인 트렁크 적재공간은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800ℓ까지 확장된다. 전동식 테일 게이트 및 컴포트 액세스 기능으로 물건을 쉽게 싣고 내릴 수 있다.

3차원 모형 디자인을 통해 주변 상황을 알려주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후진 어시스턴트 등 한층 더 진보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기본 사양이다. 승하차가 불편한 주차공간에서 차량을 원격 주차·출차할 수 있는 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도 갖췄다.


라인업은 가솔린 모델인 630i xDrive와 640I xDrive, 디젤모델인 620d와 620d xDrive,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630d xDrive로 구성됐다. 시승차는 630i xDrive 럭셔리다. 판매가격은 8850만~9401만원이다. 2998㏄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258마력, 최대토크는 40.8㎏·m, 연비는 ℓ당 9.3㎞다.

운전석에 앉으면 고급스러운 나파가죽으로 감싼 시트가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그립감이 뛰어난 스티어링휠은 덩치에 비해 가볍다. 드라이브 모드는 스포츠, 컴포트, 에코 프로 3가지로 구성됐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프리미엄 세단이라 여겨질 정도로 편안하다. 풍절음, 노면소음, 진동을 잘 차단한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스티어링휠이 좀 더 무거워지면서 페달 반응 속도가 빨라진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정제되고 억제된 엔진음과 함께 속도를 빠르게 올린다. 체감 속도보다 실제 속도가 훨씬 빠르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성능은 무난하다. 구간 단속구간에서 90㎞로 세팅한 뒤 달릴 때 차선을 비교적 잘 유지하면서 가·감속한다. 다른 차가 끼어들었을 때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음성 명령 기능도 원활하게 작동한다. "안녕 BMW"라고 명령하면 디지털 수행비서가 응답한다. "온도 1도 올려줘"처럼 구체적인 명령도 잘 따른다. 내비게이션은 여전히 고질병이다. 갈림길 안내 성능이 부족하고 음성 안내도 늦다. 낯선 곳으로 갈 때는 사용하지 않는 게 낫다.

품격 높은 세단, 실용적인 SUV, 자동차 기술과 디자인의 정수 쿠페를 한 차종으로 해결한 BMW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는 욕심 많은 '퓨전카'다. 단, 니치 차종이라는 한계로 판매에서는 아직 욕심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총 3406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BMW 판매대수는 6만5669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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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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