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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나온 드라마 속 그 호텔…방탈출 카페 변신한 사연

입력 2022/01/24 17:19
수정 2022/01/24 21:18
숙박·의류 등 상표 출원 다양화
드라마 인기 업고 오프라인 사업
종영 후에도 콘텐츠 재생산 효과

일부 제작사는 IP사업부 꾸려
소품 만들어 드라마에서 활용
"제작 단계부터 IP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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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영상물'로만 존재하던 시대는 지났다. TV 속 허구에 그쳤던 드라마는 현실에서 방탈출카페나 의류, 가방 등 '실물'로 재탄생하고 있다. 주요 드라마 제작사들은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 상표를 출원하며 지식재산권(IP)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드라마 제작에도 이른바 '지식재산권 시대'가 온 것이다. 인기를 모은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등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다양하게 활용하면 콘텐츠 수명도 크게 늘어난다.

통상 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들은 드라마 타이틀을 연예오락업과 관련된 상표 종류인 41류에 출원해왔다. 상표권은 제작자 혹은 생산자가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해 자신이 등록한 상표를 지정 분야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즉 연예오락업(41류)에 드라마 타이틀을 상표를 출원해 등록하면 다른 방송프로그램을 같은 이름으로 만들 수 없다. 프로그램명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로 상표권을 활용해온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연예오락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상표를 출원하며 지식재산권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17일 공개된 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예로 들면 방송 직후인 9월 28일 '오징어 게임'이라는 상표를 영화·사진(09류), 인쇄물·문구·사무용품(16류), 가방·우산(18류), 주방기구·도자기(21류), 의류·신발·모자(25류), 장난감·오락용구(28류) 등에 추가 지정해 상표를 출원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과 관련된 티셔츠를 제작해 판매하고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는 의류 브랜드와 협업해 녹색 체육복 세트 456벌을 제작·판매하기도 했다.

2020년 웹툰을 드라마화해 인기를 끌었던 '이태원 클라쓰'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가게 이름인 '단밤포차'에 대한 상표권(통신업·방송업·운송업 등)을 출원했다. 또 다른 인기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광고업·음악파일 등에 대한 상표를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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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방영한 드라마 '호텔 델루나'는 임시숙박업·통신업·광고업에 대한 상표를 등록했다.


드라마에서 묘한 분위기를 내는 '호텔 델루나' 속 호텔은 실제 방탈출카페가 됐다. 키링과 배지, 엽서박스와 노트 등 호텔 델루나 굿즈는 최근까지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드라마 속 소품이나 드라마 타이틀을 활용한 굿즈를 판매하는 사례도 많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동화작가인 주인공이 쓴 책은 실제 출간돼 서점에서 판매됐고 주인공들을 연결해주는 주요 소품 중 하나였던 '악몽인형'도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돼 호응을 얻었다.

이 같은 드라마 지식재산권의 파급력을 감지한 일부 제작사들은 IP사업부서를 꾸려 본격적으로 지식재산권을 통한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도깨비' '미생' '빈센조' 등 인기 드라마를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은 회사의 주요 성장 전략 중 하나를 '자체 기획 역량 기반 IP 강화'로 세우고 별도 IP사업팀을 만들었다. 이들은 '러브크러쉬'라는 소품 브랜드를 만들어 이 브랜드에서 제작한 수건과 쿠션 등을 드라마 소품으로 활용하고 온라인몰에서 판매한다. 목성호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상표 출원을 할 때 의류, 생활용품 등 확장이 예상되는 분야에서 미리 상표권을 확보한다면 여러 영역에서 콘텐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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