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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한 끼 2만원 시대 열리나"…식음료 물가, 끝없이 오른다

이상현 기자
입력 2022/01/27 20:00
수정 2022/01/28 06:52
커피 프랜차이즈, 27일부터 일제히 가격 인상
설 지나면 고추장·된장 등 식자재 가격도 올라
자영업자도, 소비자도 지갑 사정에 모두 '울상'
식품업계와 커피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연일 커지고 있다. 원재룟값 인상과 인건비 부담이 주요 원인인데 자영업자들도 매출 부진을 겪고 있어 식당가 물가도 오를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 커피 프랜차이즈 최대 10%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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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이달 13일부터 음료 46종에 대한 가격 인상 방침을 밝힌 지난 7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서 직원이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7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와 할리스커피, 탐앤탐스는 이날부터 음료 가격을 300~400원씩 일제히 인상했다. 앞서 스타벅스가 지난 13일 일부 커피 음료 가격을 100~400원씩 올린 것에 뒤따랐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 빽다방, 더벤티 등 일부 업체가 아직 1000원대 커피(아메리카노 기준)를 판매하고는 있으나, 부담을 느끼는 건 이들도 매한가지다.


브라질 등 산지 원두 가격이 인상된데다 국제 물류대란이 이어지고 있고, 국내 소비자물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다.

가성비로 승부하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매머드커피랩이 내달 8일부터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또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도 곳곳에서 시행에 들어가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더 오르고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아메리카노를 구매할 때 리유저블 컵을 적용하면 결제 금액이 5500원이 된다.

◆ 외식물가도 작년부터 꾸준히 상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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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과 대상은 설 연휴 뒤부터 고추장과 된장, 쌈장 등 장류 가격을 각각 평균 9.5%, 11.3% 수준으로 인상한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소비자가 인상은 커피 외에도 식음료 업계 전반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과 오뚜기는 작년 여름 라면 가격을 인상했고,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등도 과자 가격을 올렸다. 교촌치킨과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피자스쿨, bhc치킨, 버거킹 등도 가격을 인상했다. 빙그레도 오는 3월부터 투게더와 메로나 등 주요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린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건 생산자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이달 20일 발표한 지난해 연간 생산자물가지수는 109.60(지난 2015년 100 기준)으로 집계됐다. 한 해 전보다 6.4% 상승한 수준인데 2011년 6.7% 이후 가장 높은 폭으로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도매 물가를 의미한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데 대개 생산자물가지수가 오르면 1개월 정도 뒤 소비자물가가 덩달아 오르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의 경우 113.22로 한 달 전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보합세라고는 하나, 당장 설이 지난 뒤에는 식자재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고추장과 된장 등 장류 가격을 평균 9.5%, 11.3% 수준으로 각각 인상한다고 예고했다.

◆ 밥값 오를 이유 투성…소비자는 지금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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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지난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기본적인 식자재 가격까지 오를 조짐이 보이면서 자영업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후 영업시간·인원수 제한 등으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데다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데 재룟값마저 더 들게 생긴 노릇이어서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교대역 인근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50대 사장 A씨는 "예전에 국밥(7000원) 한 그릇을 팔아 2000원가량을 벌었다면 지금은 1000원도 힘들다"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그마저도 임대료와 대출 이자로 모두 나가는 상황"이라며 "식사류 가격을 올리면 오던 손님도 비싸다고 안 올 판이다. 엄두가 안 난다"라고 토로했다.

그의 가게를 찾은 40대 소비자 B씨는 "점심에 밥 한 그릇 먹고 프랜차이즈 커피 한 잔 사면 1만원 우습지 않으냐. 메뉴에 따라 2만원 넘는 경우도 있다"며 "최저가 식당, 최저가 카페만 찾아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직장에서 부하직원들 밥 한 끼 사주는 건 꿈도 못 꾸고 있다"라며 "코로나19 터지고 가장 줄이고 아낀 게 밥값인데 여전히 (밥값이) 가장 많이 나간다"라고 덧붙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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