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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면 무조건 대박"…'18년 만에 부활' 정통 코란도, '지프·포드 킬러' 예감[세상만車]

입력 2022/03/05 18:51
수정 2022/03/05 21:49
SUV 대세에 오프로더도 합류
나쁜 남자車→패밀리 오프로더
'단종애사' 브롱코·코란도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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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통 코란도 후속인 KR10, 포드 브롱코, 코란도 변천과정 [사진출처=쌍용차, 포드]

[세상만車] 미국·영국·독일을 대표하는 '4륜구동 오프로더'들이 한국에 총출동했다. 덩달아 2005년을 끝으로 사라졌던 국산 오프로더 제왕도 부활을 준비 중이다.

포드코리아는 지난 3일 브롱코를 한국에 공식 출시했다. 단종된 지 25년 만에 다시 태어난 정통 오프로더다. 주적은 지프(Jeep) 랭글러다.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랜드로버 디펜더도 경쟁상대에 포함된다.

미군 지프의 후손 격으로 국내에서 오프로더 강자로 군림했지만 사실상 단종된 쌍용차 정통 코란도의 후속 모델 'KR10'도 본격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올해 7월 등장할 쌍용차 무쏘 후속인 J100, 내년에 나올 J100 전기차 버전인 U100 다음으로 선보인다. 오는 2023~2024년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오프로더, SUV 대세에 패밀리카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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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지프 [사진출처=지프]

4륜구동 오프로더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원조'다.


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의 발로 활약한 군용 지프와 독일군의 발이었던 G5가 조상이다.

군용으로 출발한 오프로더는 전쟁이 끝난 뒤 생존을 위해 민수용으로 전환했다. 지프는 대서양을 건너 영국과 한국의 오프로더를 탄생시켰다. 영국을 대표하는 오프로더인 랜드로버다. 미국에서도 브롱코 등장에 영향을 줬다.

지프는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도 후손을 남겼다. 1990년대 초반까지 생산됐던 '국산 SUV 원조' 쌍용 코란도(구형)가 지프 핏줄이다.

코란도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 신진자동차와 동아자동차가 만들었던 국산 지프의 앞 펜더 옆면에 'Jeep'라고 쓰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1992년 1세대부터 국내 수입된 랭글러는 정통 코란도(3세대)가 2005년 사라진 뒤부터 오프로더 주도권을 차지했다.

다만, 오프로더는 패밀리카로 쓰기에는 부족한 편의성과 승차감 때문에 SUV 틈새시장에 머물렀다. 가족과 떨어져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나쁜 남자를 위한 차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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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출시된 코란도 [사진출처=매일경제DB]

2010년대부터 SUV가 세단을 제치고 대세가 되고, SUV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오프로더도 변하기 시작했다. 승차감, 편의성, 안전성, 공간 활용성을 향상해 패밀리카로 진화했다. 틈새시장을 벗어나 주력시장으로 진출한 셈이다.

'패밀리카'로 거듭난 오프로더들은 수입차 각축장이 된 한국에 잇달아 진출했다.

정통 코란도 이후 랭글러가 다져온 국내 오프로더 시장에 2차 세계대전 때 미군 지프와 경쟁했던 G5의 후손인 벤츠 G클래스가 2019년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에는 대서양을 건넌 지프의 후손인 랜드로버 디펜더도 국내에 상륙했다.

미국에서 2020년 나오자마자 대박을 터트렸던 브롱코까지 올해 출시되면서 '4차(車) 대전'이 터진 셈이다. 쌍용차 KR10도 상품성과 시장성 분석, 디자인 작업을 거친 뒤 지난해 말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갔다.

미군 지프가 땅을 다지고 쌍용차 코란도가 씨를 뿌리고 지프 랭글러가 수확하던 국내 오프로더 시장을 놓고 국내외 오프로더 명가들이 각축전을 벌인다.

포드 브롱코 "지프 그동안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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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브롱코 [사진출처=포드]

브롱코는 지프 CJ-5와 랭글러처럼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발로 활약한 군용 지프에서 영감을 받았다.

'야생마'라는 뜻에 어울리게 민첩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하드코어 오프로더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거칠고 실용성이 부족한 오프로더보다는 실용적이면서도 도시생활에도 적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대가 오면서 존재감이 약화됐고 결국 1996년 단종됐다.

포드는 2010년대 후반 들어 자동차 기술 발달과 SUV 시장 성장세에 맞춰 단종됐던 브롱코에 눈길을 돌렸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해서다.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에 초점을 맞춘 '소프트코어 SUV'가 많아지면서 정통 오프로더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도 브콩코 부활에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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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브롱코 [사진출처=포드]

신형 브롱코는 2020년 7월 미국에서 출시됐다. 사전계약 대수만 12만대를 돌파했다. 글로벌 반도체 품귀로 극심한 출고 대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대기 기간만 1년에 달했다. 그만큼 하드코어 SUV와 브롱코에 대한 갈증이 컸다는 증거다.

신형 브롱코는 정통성과 미래지향성 모두를 추구했다. 외관은 북미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1세대 모델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1세대 모델의 평평하고 각진 형태의 브롱코 레터링 그릴과 라운드 헤드램프 등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습으로 태어났다.

포드가 자랑하는 4륜구동 오프로드 주행 기술력과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안전·편의 사양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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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브롱코 [사진출처=포드]

도어는 탈·부착할 수 있다.


루프와 문짝은 간편하게 떼어낼 수 있다. 개방감은 뛰어나지만 오프로더에 갈 수 없는 '컨버터블' 한계를 벗어난 '오프로더 오픈카'로 변신한다.

국내 출시 모델은 브롱코 아우터뱅크스다. 가격(부가세 포함, 3.5% 개별소비세 적용)은 6900만원이다. 포드코리아가 판매 목표 대수와 계약 대수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올해 국내 가져올 물량보다 3배 이상 많이 계약된 상태로 알려졌다.

KR10, 16년만에 부활 결정 '진짜 코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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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출시된 코란도 [사진출처=매일경제DB]

"이대로 나오면 대박." "이렇게 나오면 역작."

쌍용차가 지난해 7월 'KR10' 디자인 스케치를 공개하자 관련 기사에는 호평 댓글이 잇달았다.

생존 위기에 처해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쌍용차를 다시 일으켜 세울 기대작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국산차 시장을 점령한 현대차·기아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유가 있다. 코란도 마니아들이 10년 넘게 원했던 '정통 하드코어 SUV'이기 때문이다. 2011년 출시된 4세대 코란도C, 2019년부터 현재까지 판매되는 5세대 코란도는 도심형 소프트코어 SUV에 해당한다.

오프로더 성향의 정통 하드코어 SUV를 추구했던 코란도 마니아들은 1974년 출시된 1세대 모델부터 2005년 단종된 3세대 모델까지만 '진짜 코란도'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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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10(왼쪽)과 브롱코 [사진출처=쌍용차, 포드]

KR10 개발 확정에는 SUV 대세와 브롱코 부활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 스케치에서도 지프형 차량의 특성상 브롱코와 유사한 점이 보인다. 둥그런 헤드램프와 칼로 자른 듯 날카로운 면처리, 네모난 차체 등이다.

일부 자동차 마니아들은 KR10을 '조선 브롱코'라고 부르기도 했다. 덩달아 '짝퉁 논란'이 잠시 일기도 했다.

그러나 브롱코보다는 1~3세대 코란도에 가까운 데다 쌍용차가 2000년대 선보인 콘셉트카 디자인에서도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현재 KR10은 지난해 공개된 디자인 스케치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쌍용차의 새로운 디자인 비전 및 철학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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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카 라오켄 [사진출처=쌍용차]

디자인에는 코란도(KORANDO) 차명을 풀어쓴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 의지도 담았다. 국산차 브랜드가 존재감이 약했던 시절 "그래 우리도 멋진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각오를 다지고 자신감을 심어줬던 문장이다.

쌍용차는 KR10이 강인함의 상징이었던 코란도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코란도 1~3세대 디자인도 계승했다.

스케치를 보면 한눈에 쌍용차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코란도 3세대(1996~2005년) 후속이라 파악할 정도로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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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카 아마오 [사진출처=쌍용차]

동그란 헤드램프와 공격성을 드러낸 범퍼, 다부진 차체에서 혈연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릴에 적용한 크롬바 5개는 2세대 코란도(1983~1996년)에서 가져왔다. 요철 형태로 각진 뒷모습은 코란도에 영향을 준 지프를 닮았다.

기존 3세대 코란도에 적용했던 완만한 곡선을 직선으로 변경해 강렬하면서 강인한 '각진 매력'도 강조했다.

KR10은 국산 오프로더의 자존심을 걸고 지프 랭글러, 포드 브롱코, 벤츠 G바겐, 랜드로버 디펜더와 함께 정통 오프로더 시장을 견인할 기대주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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