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Industry Review] 스펙에서 연결성으로…가전제품 '경쟁의 법칙'이 바뀐다

입력 2022/04/21 04:03
이승윤의 디지털로 읽다

삼성 '팀삼성' LG '씽큐' 강화
가전제품 IoT로 실시간 연결
SW 업데이트하고 기능 추가

개개인의 선호 뚜렷한 MZ
가전도 맞춤 서비스 욕구 커
서비스 생태계 확장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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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문화가 생기자 2020년·2021년 가전 시장은 오히려 특수를 누렸다. 글로벌 시장 정보 기업 GfK(Growth from Knowledge)에 따르면 국내 대표 가전제품 23개를 기준으로 분석한 2020년 가전 시장의 성장률은 전년 대비 14%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2021년 역시 전년 대비 6% 성장한 23조6000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여줬다. 코로나19의 종식인 엔데믹 시대가 거론되는 현시점에 자연스럽게 가전 시장의 성장 둔화를 예측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가전 시장의 전통 라이벌 삼성·LG전자는 이제는 새로운 고객 '확장'보다는, 현재 고객을 '지키는' 전략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 고객인 '집토끼'를 지키는 전략의 한가운데에는 바로 고객의 집 안 곳곳에 이미 자리 잡은 자사 가전제품을 '연결'하여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나가는 개인화된 경험을 전달하는 전략이 있다.

2022년에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삼성전자는 '팀 삼성(Team Samsung)'이란 개념을 소개했다. 과거의 삼성전자가 만든 다양한 가전 기기들이 각각 뛰어난 성능을 뽐내며 개인 플레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며 연결된 경험을 개개인의 소비자들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전달하겠다는 의미다. 그 중심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라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은 휴대폰으로 스마트싱스 앱을 깔고, 집에 있는 삼성전자의 가전 기기들을 등록하면 된다.

개개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전체 삼성 가전 기기들이 편리하게 맞춤형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는 것이 핵심적인 연결 경험이라고 하겠다. 고객이 특정 조건을 설정해 두면 집 안의 기기들이 자동으로 지정된 기능을 실행한다.


예를 들어 외출 상황에 집에 혼자 있는 반려동물이 있다면 '펫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집 안 내부 상황을 살펴보거나 키우는 개가 이상 행위를 하면 개를 진정시킬 수 있는 음악이나 영상을 재생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특히 삼성의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를 중심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유저가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더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연결 경험을 주는 '갤럭시 에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이 돋보인다. 아침에 일어나 집 밖으로 나간 고객이 매일 들고 다니는 손안의 휴대폰으로부터, 하루의 일상이 끝나는 집안에까지, 고객의 일상 전체에 걸쳐 연결적인 고객 경험을 주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핵심 목표로 보인다. 이는 휴대폰 사업을 접은 LG전자와 향후 차별화된 포인트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스마트싱스가 있다면 LG전자에는 '씽큐(ThinQ)'가 존재한다. 삼성전자가 '팀 삼성'을 이야기 한다면, LG전자는 '업(Up) 가전'이란 새로운 개념을 강조한다. 집 안 곳곳에 자리 잡은 LG 가전제품이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고객 요구와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파악해서 맞춤형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겠다는 것이 '업 가전'의 핵심 개념이다. LG전자의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이 씽큐 앱을 깔고, 집 안 곳곳에 자리 잡은 LG 가전 기기들을 연결하면, 가전제품의 성능을 끊임없이 스스로 점검하고, 문제가 생길 때 맞춤형 처방을 전달해준다.


'UP 가전 센터'라는 메뉴를 이용하면 보유한 가전제품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준다. 과거의 가전제품은 구매하는 날짜부터 시간이 흘러갈수록 옛날 제품이 될 운명이라면 이제는 업 가전이란 개념을 통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진 업그레이드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예를 들어 개를 처음 키우기 시작한 LG전자 고객이 'UP 가전 센터'를 이용하면 자신의 LG전자 세탁기에 '펫케어 코스'를 업데이트하고 반려동물의 의류를 더 세심하게 세탁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나는 매일매일 새 차를 타는 경험을 한다'. 이는 테슬라 차량 유저들이 종종 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테슬라 차량이 와이파이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기존의 기능을 향상 시키는 OTA(Over The Air)라는 스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정기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아마 LG전자의 업 가전이 추구하는 고객 경험의 목표 역시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고객 경험을 고객들이 즐겁게 주변에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을 물고 태어난, 젊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들을 가리키는 핵심 키워드가 '미 센트릭(Me-Centric)'이다. 뚜렷한 자기 중심적인 기호를 가진 고객들을 중심으로 그들을 만족시키는 경험 전략을 짜는 것이 더 중요해진 이유다. 이제 가전 전쟁은 누가 더 뛰어난 냉장고를 만들고 누가 떠 뛰어난 세탁기를 만드느냐가 아니다. 이보다는 고객이 가진 다양한 자사의 제품들을 스마트하게 연결해 누가 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빠르게 읽어내고, 그에 맞는 맞춤형 고객 경험을 전달하는 가전 생태계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성공적으로 자사 브랜드의 생태계에 고객을 편입시키고 지속적으로 만족시켜 나간다면 이 고객이 다른 생태계에 넘어가지 못하도록 '록인(Lock-In)' 효과 역시 노릴 수 있다. 이것이 국내 가전 라이벌인 삼성·LG전자가 지금 개별 가전의 기능 향상을 넘어서 집 안 곳곳에 자리 잡은 자사의 제품을 연결하는 고객 경험에 집중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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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디지털 문화심리학자·건국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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