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Issue&Biz] 韓 전기차 인프라 걸음마수준…설익은 지원보다 규제 풀어야

입력 2022/04/28 04:03
37634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올해 1월 현대자동차가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 신규 개발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기차로의 가속화에 대한 의지가 담긴 뉴스였다. 현대차를 필두로 전 세계 자동차회사는 물론이고 국가 주도 전기 산업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해마다 50% 이상 성장하는 추세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에서 2030년에는 24%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은 비단 완성차뿐만 아니라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충전 등 관련 산업의 성장이 함께 이뤄져야만 한다. 이런 점에서 전기차 충전 요금 5년 동결, 전기차 충전소 확충, 2035년 내연기관차 신규 등록 금지 등을 중심으로 하는 새 정부의 전기차 정책은 환영할 만하다.


전기차 산업과 새 정부의 전기차 정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용자의 관심을 이끌어내야 한다. 초기에는 전기차 시장 수요가 보조금에 의해 형성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운전자들은 보조금과 상관없이 개인의 필요에 의해 전기차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의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는 23만14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1.5%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전기차, 수소차를 포함하여 누적 50만대를 보급 목표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충전기의 경우 지금까지 운영이나 관리보다는 설치 자체에 집중됐다. 설치 위주의 보조금 지원 사업으로 충전기들이 고장 나거나 방치됐고, 방치된 충전기들은 전기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전기차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인프라 관리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환경부는 작년부터 주도적으로 충전기 고장률을 모니터링하며 체계적으로 관리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기 관리에 대한 사용자의 불만은 매년 되풀이된다.


친환경 모빌리티 충전 플랫폼 'EV Infra(이브이 인프라)'를 운영하는 소프트베리에 따르면 2022년 1월 기준 전국 전기차 충전소에서 운영되는 4만여 개 고객 불만 접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사례는 '장시간 방치된 충전기 고장'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실제 스펙보다 느린 충전 속도' '터치 불량' 등이 꼽혔다.

전기차 인프라를 빠르게 개선하고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업자 간 경쟁을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용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경쟁을 통한 서비스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경쟁을 도모하는 방법으로는 규제를 완화하거나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이 있다. 가령, 전기차 관련 공약 중 '전기차 충전 요금 5년 동결'은 소비자 관점에서 전기차 자체에 대한 관심을 일시적으로 증진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충전 요금이 규제 없이 시장에 의해 형성된다면, 충전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서비스를 개선하고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해 인프라 개선을 이끌 것이다. 더 나아가, 에너지를 활용하고 사업화하는 데에 있어 비교적 제한이 많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신재생 관련 분야에서도 다양한 규제를 완화하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전체 전기차 시장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전기차 시장의 사업자에게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도 경쟁을 도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충전소 관리를 잘 수행하고 있는 업체를 격려하기 위해 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면 효과적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운영 실태를 점수화하고 성과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충전소 사업자에게 충전기 사후 관리와 운영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 전기차 인프라 개선과 전기차 사용자의 만족도 증진을 가져올 것이다.

[박용희 소프트베리 대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