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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풀리자 청소예약 폭주…원룸 1인 가구도 많이 찾죠"

입력 2022/05/03 21:28
홈 클리닝 앱 '청소연구소' 연현주 대표

가사·청소 서비스 수요 급격히 늘어
앱 출시 5년 만에 가입자 110만명

20~30평대 4시간 청소에 5만원대
워킹맘·전업주부 모두에게 인기

성가신 가사노동은 외주로 맡기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휴식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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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현주 홈 클리닝 플랫폼 `청소연구소` 대표. [이승환 기자]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풀리자마자 청소 예약이 폭주하고 있어요. 광고를 다 내렸는데도 그래요. 좋은 일인데 한편 무섭기도 해요. 매니저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거든요."

연현주 청소연구소 대표(44)의 입가가 절로 올라갔다. 코로나 장기화에도 초고속 성장을 이어오던 가사 청소 서비스가 방역 해제에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청소 매니저 공급이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부잣집 사모님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가사 도우미 서비스 문턱이 이처럼 낮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판교에서 만난 연 대표는 달라진 패러다임을 이렇게 말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가사 일을 외주화하는 것에 친숙해지고 있어요. 구구절절 전화하는 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2~3분이면 다 되니까. 대학생들도 쓰고, 10평 원룸 1인 가구도 씁니다. 사치품이 아니라 필수재가 된 거죠. 종사자 입장에서도 식모 같은 개념이 아니고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서 인식이 바뀌었어요."

2017년 설립된 청소연구소는 카카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카카오택시와 대리운전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가사 청소도 온·오프라인을 간단하게 매칭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카카오 내 신규 산업이 너무 많아지면서 기존 것에 집중하자는 사내 여론이 커지며 청소 서비스는 중단됐다.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 대표는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한편으로는 독립하기에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를 포함해 6명이 출자해 회사를 차렸다. 고단한 워킹맘의 시선으로 보기에 가사 청소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이모님이 갑자기 그만둔다고 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믿을 만한 사람 구하는 게 일이었죠. 출퇴근 이모님에게 월 160만~200만원을 지출했는데 시간당 분절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여겼어요."

가격은 가장 수요가 많은 아파트 20~30평형대 기준으로 하루 4시간에 5만원대다. 그는 "저 역시 월요일과 목요일 청소와 빨래를 맡기기 위해 두 번 쓴다"며 "1년 넘게 같은 분들이 오시지만 얼굴을 마주친 적이 없다"며 웃었다.

청소연구소는 국내 홈클리닝 앱 부문 1위다.


250만명이 앱을 내려받았고 이 중 110만명이 가입자다. 경쟁사에 비해 가격은 다소 높지만 체계적인 매니저 교육 시스템과 앱의 편의성이 강점이다.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서도 서비스를 확장했다. 현재 청소연구소에서 일하는 청소 매니저는 6만5000명. 가급적 빠르게 1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월평균 매출 성장률이 10~20%로 연 성장률은 2배 이상입니다. 지난 3월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찍었어요."

매출이 늘고 있지만 아직 흑자로 전환한 것은 아니다. "지금은 규모를 키우는 게 급선무라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고 있어요.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지금도 흑자입니다." 지금까지 세 차례 총 355억원 투자를 받았으며 네 번째 투자를 거쳐 상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는 청소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다행히도 가구 수는 늘고 있어요. 청소연구소는 가구 기반 비즈니스죠. 설립 당시 1인 가구가 600만명이었는데 이제는 1000만명도 내다본다고 하더군요."

그가 보기에 청소는 세차와도 닮아 있다. "예전엔 아버지가 집에서 세차를 했어요.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요즘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지요. 집청소도 이제는 내가 하는 거라는 생각을 안 해요. 사실 워킹맘뿐 아니라 전업주부들도 열광해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쓰면 휴식시간을 갖게 되죠. 혼자 사는 사람들도 퇴근 후에 깨끗한 집을 보면서 만족도가 높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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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연구소 앱 구동 화면. [사진 제공 = 청소연구소]

한번 쓰면 빠져나오기 어려워 재구매율이 85%로 높다. 이용자를 분석해보면 아이 있는 집이 전체의 40%를, 1인 가구와 고연령층 가구가 30%씩 차지한다. 극성수기가 있는지 궁금했다.


"설과 추석 전후가 완전 피크예요. 가족들이 다 모이거나 여행을 가는 명절 전후나 3~4월 새 학기에 예약이 쏟아집니다."

빈집에 청소를 맡기는 경우가 많기에 '신뢰'가 아주 중요하다. 그는 "수면 아래 있던 산업을 양성화한 것"이라며 "제일 중요한 건 신뢰"라고 말했다. 예약을 받고 상호 간에 지켜야 할 약속, 매니저가 시간을 어겼을 때 대처하는 과정과 방식이 합리적이고 투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매니저 신원 보증에 깐깐하며 시급은 최하 1만1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돈은 청소한 다음 날 입금한다.

"청소가 하찮고 하기 싫은 일이라 생각하는데 이를 전문화·고도화하는 것이 목표예요. 주방세제나 청소용품도 만들고 있어요. 5월엔 사무실 청소로 사업을 확장합니다."

그에겐 중학교 3학년 쌍둥이 아들과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있다. 커갈수록 아이는 온 동네가 키운다는 말을 실감한다.

"집에서든 회사에서든 저 혼자 다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죄책감을 갖지 않고 다 같이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삶이 바쁘다고 해서 육아를 나 몰라라 하지는 않는다. 매일 7시에 퇴근해 집에서 밥을 먹고 아이들 숙제를 봐준다.

"다음과 카카오 재직 시절에도 회식과 야근은 웬만하면 빠졌어요. 일은 회사에서 끝내려 노력했죠. 지금도 직원들에게 쓸데없는 회식은 하지 말라고 합니다. 정시에 퇴근해서 가족들과 밥 먹으라고 하죠."

스타트업 세계에선 여성 대표가 아직은 극소수다. 10% 정도라는 통계가 있다. 원인은 무엇일까.

"창업자가 공대 출신이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죠. 그렇다면 개발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친한 개발자 만나기가 쉽지 않죠. 또 한 가지는 투자 부분입니다. 투자 필드에 여성 심사역이 많지 않아요. 5년 전만 해도 10명 중 한 명밖에 안 됐어요. 여성의 관점에서 사업을 설명했을 때 투자자들이 직관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죠."

플랫폼 기업에 대해 말이 많다. 청소연구소는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을까.

"플랫폼이 없었으면 일하면서 아이들을 못 키웠을 것 같아요. 음식 배달시켜 주지, 청소해주지, 카카오택시로 아이들 학원 픽업해주지. 청소연구소도 중장년 여성에게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안전한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뿌듯함이 있죠."

▶▶ 연현주 대표는…

△1978년 서울 출생 △1994년 대원외고 △1997년 연세대 인문학부(불어불문학 전공) △2001~2009년 다음커뮤니케이션 △2009~2012년 엔씨소프트 △2012~2016년 카카오 △2017년 1월~현재 청소연구소 대표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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