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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Review] 전기차 전쟁 승리하려면…희소금속 대체광물 찾고 폐배터리서 재활용 시급

입력 2022/05/12 04:01
허대식의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배터리 핵심소재 값 급등에
안정적 공급망 관리 총력전

도요타, 고출력 모터 부품
저가 희토류로 대체 나서

테슬라, 니켈 등 희소금속
다 쓴 배터리서 회수 시도

BMW, 직접 리튬 공급계약
부품업체 위해 구매 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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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12년 4450달러, 2013년 4750달러…2021년 1만7000달러, 2022년 7만8032달러. 리튬 가격이 미친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테슬라는 리튬을 직접 채굴하고 제련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한 말이다. 전기차의 핵심 소재인 네오디뮴, 리튬, 니켈, 코발트와 같은 희소 금속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전기차 업체를 압박하고 있다. 희소 금속은 존재량 자체가 적거나 지역별 편재로 인해서 안정적으로 공급을 확보하기 어려운 금속을 일컫는다.


2년 전과 비교해 전기차 모터에 쓰이는 산화 네오디뮴은 346%, 배터리 양극재의 원료인 리튬은 1153%, 니켈은 252%, 코발트는 277%, 망간은 140% 상승했다.

희소 금속 가격이 이렇게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수요 때문이다. 작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9% 증대한 650만대를 기록했고, 올해는 1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기차 생산이 증가하면서 전기차에 필요한 희소 금속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희소 금속의 공급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희소 금속 업체 통폐합과 생산 쿼터 제도로 인해서 시장 가격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전기차 업체가 정말 광산업에 진출해야 할까. 직접 채굴이나 제련을 할 필요는 없지만, 전기차 업체는 핵심 희소 금속의 가격과 공급을 안정시키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 공급망을 직접 구축하고 관리해야 한다. 도요타, 폭스바겐,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팩의 가격을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같아지는 1kwh당 100달러 수준까지 가격을 인하하기 위해서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하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반값 배터리' 경쟁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핵심 희소 금속의 원가를 통제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또한 희소 금속의 채굴 및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해야 한다.


친환경차를 만든다고 해서 전기차 공급망의 탄소중립이 저절로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차 선도 기업들은 희소 금속 공급망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우선 대체재를 개발해 희소 금속 공급 리스크를 헤징하고 있다. 도요타는 전기차의 고출력 모터 제작에 사용되는 네오디뮴 자석에서 네오디뮴의 사용량을 50%까지 줄이고 저가의 희토류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BMW는 희토류 대신 구리와 철을 이용한 모터 시스템을 iX3에 탑재했다. 테슬라는 구리를 이용한 인덕션 모터와 네오디뮴 자석을 이용한 모터를 동시에 사용해 희토류의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또한 테슬라와 폭스바겐은 장거리 주행 모델은 기존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단거리 주행 모델인 중소형 차량의 경우 리튬인산철 배터리(LFP)를 채택해 니켈과 코발트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다.

둘째, 완성차 업체는 희소 금속 공급업체와 직접 공급 계약을 체결한 후 배터리나 양극재 업체에 필요한 물량을 제공하는 사급 구매를 확대하고 있다. 사급 구매는 완성차 업체가 부품 업체를 위해서 원재료 구매를 대행하는 행위이다. 도요타는 종합상사인 도요타 통상을 통해 호주의 리튬개발 기업인 오로코브레에 3억달러의 지분을 투자했고, 인도의 인디언레어어스(IREL)와 공동 투자해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 등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다.


BMW는 중국의 간펑리튬과 미국의 라이벤트와 리튬 공급 계약을, 모로코 마나젬그룹과 코발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이렇게 확보된 리튬과 코발트는 삼성SDI와 중국 CATL에 사급할 예정이다. GM은 전기차 희소 금속 공급망을 미국 국내와 동맹국에 구축해 공급망 복원력을 제고하고 있다. GM은 호주 글렌코어와 배터리용 코발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광산업체 CTR와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전기 모터에 사용되는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서 미국 MP 머티리얼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독일 자성체 전문회사인 VAC와 미국 내에 영구자석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셋째로 희소 금속 채굴과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및 폐수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친환경 공법을 사용한 희소 금속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르노는 호주 벌컨에너지와 2026년부터 탄소 제로 수산화리튬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벌컨에너지는 지열 발전을 이용해 깊은 암석에 뜨거운 물을 넣어 리튬을 용해하는 저공해 방식을 개발했다. 테슬라와 BMW가 선택한 라이벤트는 아르헨티나의 염호에서 리튬을 채굴하면서 염수를 증발시키지 않고 다시 호수로 보내 염수층과 지하수층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 한편 테슬라는 직접 구매계약(리튬 95%, 코발트 50%, 니켈 30%)을 체결한 광산 업체에 '책임 있는 광물구매연합(RMI)'에서 요구하는 지속가능성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요구하며 매년 감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테슬라는 폐배터리에서 니켈, 리튬, 코발트 등의 희소 금속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2020년에 네바다 기가팩토리 내부에 배터리 리사이클링 설비를 구축했고, 향후 텍사스 및 독일 기가팩토리에도 리사이클링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2021년 기준 매주 50t의 금속을 재활용해 연간 니켈 1500t, 구리 300t, 코발트 200t을 재활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작년에 전기차 판매량 25만대로 전 세계 7위를 차지했고,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올해의 자동차 상을 받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2030년까지 총 31개 차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고, 연간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공격적인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기차의 핵심 희소 금속에 대한 중장기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 전동화 전략의 '남은 퍼즐'인 희소 금속 공급망 구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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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식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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