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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 회복탄력성은 줄어든다

입력 2022/05/12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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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2년을 넘게 고통받았고 이제 뉴노멀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있는 지금 유난히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을 참으로 자주 듣게 된다. 영어로 'resilience'인 이 회복탄력성은 통상 다양한 시련과 역경, 그리고 실패 등이 주는 좌절감과 무기력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올라가는 이른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실제로 많은 개인과 조직이 실패와 시련을 경험하고 난 뒤 오히려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회복탄력성이 중요한 이유는 의외의 곳에도 있다. 바로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막아낸다는 것이다. 회복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선택하는 것은 포기나 좌절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구들과 실제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아, 이제 기회가 없을 것이다'라든가 '더 이상 재기할 여지는 없다'라는 절망감은 손실을 메우고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른바 '빠른' 방법에 시선을 묶어두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부분 비윤리적이거나 부당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 마지막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심지어 비즈니스와 무관한 순수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많이 관찰된다. 회복탄력성이 떨어지는 연구자들일수록 연구 윤리 위반이나 데이터 조작과 같은, 결국에는 자기 인생을 파멸로 몰아가는 행동을 순간적으로 하는 경우가 늘 목격되니 말이다. 즉, 회복탄력성은 시간에 대한 관점의 영향을 굉장히 강하게 받는다.

그렇다면 조직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직의 누군가가 시간이 별로 없다는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아야 한다. 순진한 이야기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다. 시간이 늘 그렇게 충분히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같은 시간을 부여받고도 사람들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같은 서류를 검토하게 하고 같은 시간을 주었음에도 말이다.


예를 들어 '30분밖에 시간이 없으니 이 서류를 검토하라'와 '30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이 서류를 검토하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같은 시간이라도 부족하다는 맥락에서 서류를 검토하는 사람들은 그 서류에서 피상적인 정보나 단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많은 판단을 내리려 한다. 즉 일종의 편법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조금 더 들어가 보자. 같은 시간이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간 구간에 의미 있는 구분이 있어야 한다. 1년은 긴 시간일까? 짧은 시간일까? 그건 말 그대로 사람 마음이며 이건 앞서 말한 30분도 결국 마찬가지다. 그래서 맥락에 쉽게 휘둘린다. 하지만 1년을 12개월 더 나아가 365일로 표현하면 좀 더 충분하면 많은 내용들이 그 안에 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따라서 좀 더 세밀하고 구체적인 시간 구분과 지시가 같은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런 효과는 이미 충분히 동기부여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간섭이나 통제라고 느끼기 십상이니 말이다.

조직 내에서 최근 실패나 시련을 경험한 직후에 있는 구성원이 있다면,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이나 기간을 더 촘촘하게 관리하고 느낄 수 있도록 누군가가 도와줘야 한다. 그래야만 그 시간을 충분한 시간으로 느끼고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며 이것이 회복탄력성으로 이어진다.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비윤리적 방법을 사용하기 가장 쉬운 사람 중 하나가 된다.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조치는 꼭 필요하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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