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공유주택 600만채…아직도 무한한 가능성"

입력 2022/05/12 17:52
수정 2022/05/13 08:32
블러차직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CSO 단독 인터뷰

위기? 금융위기때 창업했다
창업하기 나쁜 시기란 없어
끈질기게 버텨 '바퀴벌레' 별명

코로나19 극복 전략변화 주도
앱 검색기능 대대적 개선
올여름 해외여행 빠르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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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추락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향후 3~4년 동안은 혁신을 만드는 스타트업들에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매일경제는 지금보다 투자 환경이 더 열악했던 2008년 금융위기 때 창업해 기업가치가 약 100조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에어비앤비의 네이선 블러차직 최고전략책임자(CSO)를 11일(현지시간) 인터뷰했다. 그는 에어비앤비를 공동 창업한 3인 중 한 명이다.

포브스 추정에 따르면 블러차직 CSO의 자산가치는 10조원에 이르지만 2008년 당시만 해도 그를 포함한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2년간 라면과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워가며 창대한 미래를 꿈꿨다.


바닥부터 수많은 고비를 넘기면서도 회사를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키운 그에겐 '바퀴벌레'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이런 혹독한 경험을 했던 그에게 '최근 실리콘밸리의 창업 환경은 어떠냐'고 물었다. 그는 묵직하게 답했다.

"창업하기에 나쁜 시기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8월 금융위기가 한창 시작될 때 태어났다. 매우 힘들었고 투자받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는 더 강해지고, 더 창의적이었고, 더욱 확신에 가득 찰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투자를 받아서) 돈이 많았을 때는 쓸데없는 곳에 너무 빨리 써버렸다. 반면 투자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은 너무나 많다. 힘든 상황은 절대 창업자들에게 나쁘지 않다. 고난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블러차직 CSO는 '창업자들이 라면만 먹으면서도 견뎌낼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두 가지 조언을 내놨다. 첫 번째로 "현금흐름에 대해 처절하리만큼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한 사람들은 흔히 '우리는 9개월 만에 성공할 수 있어'라고 말하면서 딱 그 기간만큼의 현금지출 계획을 짠다"며 "하지만 누구도 9개월 만에 성공할 수는 없다"고 했다. 대신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사업 목적은 최대한 달성하면서도 지출을 줄이고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그는 "마음으로 믿는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디서 읽은 것, 주워들은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진정으로 믿는 것을 해야 (어떤 고난에도) 버틸 수 있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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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집을 렌트하면서 겪었던 문제에 대해 그들만의 인사이트와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블러차직 CSO는 "버티기 위해선 스스로가 누구보다 문제에 대해 잘 알고, 해결할 수 있는 에반젤리스트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브라이언 체스키(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는 미국 전역을 에어비앤비로 돌고 있고, 나도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러차직 CSO는 이런 믿음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한다. 그는 회사가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너무나 많다고 자신했다.


그는 "에어비앤비에 등재된 집은 600만채밖에 되지 않는다"며 "아직도 공유되지 않은 수많은 집들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만 주택 1억4080만개가 보급돼 있는 것으로 민간 통계기관인 슈타티스타는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여행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과 여행의 경계가 더욱 흐릿해졌다. 28일 이상의 장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급격하게 늘었다. 블러차직 CSO는 "2019년 1분기에 비해 장기 여행객 숫자는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에어비앤비는 12일부터 이 같은 여행 패턴 변화에 맞춰 '카테고리 검색' '나눠서 숙박'과 같은 새 기능을 선보였다. '나눠서 숙박' 기능은 특정 목적지에서 이틀 이상 머물 때 숙소를 2곳 이상 동시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그는 "그동안 여행지 검색은 '어디' '언제' 등을 반드시 입력해야 가능했다"며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콕 찍어 언제 어디로 갈지 정해져 있지 않아도 마음대로 여행지를 검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여름부터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열린 검색'이 요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슷한 기능을 지난해 출시했는데 1년 새 20억회가량 사용됐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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