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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나칩 인수나선 LX, 칼라일과 손잡았다

입력 2022/05/18 17:21
수정 2022/05/18 19:52
주관사에 인수의향서 제출

시스템반도체 업체 인수로
LX세미콘과 시너지 노려

매각가격 1조5천억원 관측
한앤컴퍼니등과 경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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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그룹이 세계적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과 손잡고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중견 시스템반도체 회사인 매그나칩은 지난해 중국계 투자자와의 매각 협상이 불발된 뒤 국내 주요 투자자들을 상대로 물밑 협상을 진행해왔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X그룹은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의향서(LOI)를 최근 매각 주관사인 미국 JP모건에 제출했다. 2004년 옛 하이닉스반도체 비메모리 부문이 분사해 세워진 매그나칩은 현재 미국계 헤지펀드들이 주요 주주로 있다. 201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주식을 상장했고, 지난해 3월 중국계 PEF인 와이즈로드캐피털과 매각에 합의했지만 기술 유출을 우려한 미국 정부의 반대로 계약이 최종 무산됐다.


LX그룹이 매그나칩 인수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LX그룹은 핵심 계열사로 매그나칩과 유사한 시스템반도체 회사인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을 두고 있다. LX세미콘의 주요 사업 영역은 TV,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이다. 매그나칩도 DDI와 함께 전력 반도체 영역에서 강점이 있다. 특히 DDI 분야는 삼성전자에 이어 전 세계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DDI 분야에서 두 회사의 사업 영역이 일부 겹치지만 대형과 중소형, 프리미엄과 중저가 등으로 차이를 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매그나칩의 차량용 전력 반도체를 활용해 전장 사업을 확대하는 LG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노릴 여지도 있다.

매그나칩이 당초 중국계 PEF와 합의한 매각 가격은 14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매각이 불발된 후 매그나칩 주가가 하락하면서 인수금액은 종전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마친 매그나칩 주가는 주당 17.33달러, 시가총액은 7억7800만달러(약 988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매그나칩 몸값을 12억달러(약 1조5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매그나칩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3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실제 필요한 현금은 이보다 낮은 9억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업계는 LX그룹이 6억달러, 칼라일그룹이 3억달러가량을 조달해 매그나칩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칼라일그룹은 올해 초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인수하며 현대차그룹의 백기사로 나서는 등 국내 주요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LX그룹에 앞서 지난달 국내 토종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미국 센서 제조회사인 리틀휴즈 등도 JP모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KAIST 출신이 설립한 국내 사모펀드인 NVC파트너스도 매그나칩 인수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지난해 LG그룹에서 인적분할하면서 출범한 LX그룹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하면서 고유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LX그룹 주력 계열사인 종합상사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은 지난 3월 '한글라스'로 알려진 한국유리공업을 5925억원에 인수했다. 또 LX인터내셔널은 지난달 국내 바이오매스(생물 연료) 발전소를 인수하기도 했다.

LX판토스는 북미 지역 대형 물류회사 트래픽스에 311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했다.

이제 LX그룹은 그룹의 모태인 LG의 아픔이 담긴 반도체 사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LG그룹은 외환위기 직후 빅딜 때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긴 아픈 추억이 있다. 두 회사가 합쳐진 것이 현재의 SK하이닉스이고, 매그나칩의 모태는 사실상 LG반도체다. 또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첫 직장이 LG반도체(당시 금성반도체)이고 이후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등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에서 주요 경력을 쌓은 것을 감안하면, 이번 매그나칩 인수를 통해 반도체 사업을 보다 두껍게 가져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승훈 기자 /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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