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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국내에 21조 투자…전기차 45% 韓서 만든다

입력 2022/05/18 17:21
수정 2022/05/18 19:54
2030년까지 투자 계획 발표

작년 23만대서 144만대로 확대
세계시장 점유율 12% 목표
협력업체 사업 전환도 지원

기아, 화성 오토랜드에
年15만대 PBV공장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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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30년까지 총 21조원을 국내 전기차 분야에 투자한다.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는 계획을 곧 발표하는 현대차·기아가 한국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전기차 공급망을 탄탄하게 구축한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 현대차·기아가 전 세계에서 생산할 전기차 323만대의 45%에 달하는 144만대를 국내 공장에서 만들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내 전기차 투자 계획을 18일 전격 발표했다. 특히 기아는 화성 오토랜드에 수천억 원을 투입해 연간 최대 15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공장을 신설한다.


국내 전기차 분야에 투자하는 21조원은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을 비롯해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조성과 전기차 관련 신사업 진출 등에 활용된다.

현대차·기아는 우선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 공장에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국내 공장에서 22만9080대의 전기차를 생산했는데 이를 6배 이상 확대해 2030년에는 144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라인업(차량 종류)은 현재 10종에서 2030년 30종 이상으로 확대한다.

전기차 보급의 기반이 되는 충전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과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2025년까지 전국 도심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설치하고, 초고속 충전 플랫폼 '이피트'도 꾸준히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밖에 국내외 기업과 손잡고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사업에 진출할 계획도 밝혔다.

국내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 내연기관 부품 협력사의 사업 전환을 지원하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전기차 부품과 관련한 기술 컨설팅을 통해 기존 부품사에 입찰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력사들이 전기차 분야로 사업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국내 전기차 생태계 고도화와 함께 전기차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신설될 국내 최초의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은 2023년 상반기에 착공된다. 약 6만6000㎡(약 2만평) 용지에 들어서는 PBV 공장은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산 시점에 연간 10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향후 15만대까지 확대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아는 단기적으로는 파생 PBV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와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PBV 공급 물량을 점차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아 오토랜드 화성을 방문해 EV6 생산라인을 둘러본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불확실성이 큰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현대차·기아가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기업이 혁신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 달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이번 국내 투자 발표가 미국 전기차 공장 신설과 맞물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현대차·기아가 미국에 수조 원을 투입해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는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려는 목적이지만 기존 국내 공장을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는 지난 17일 소식지를 통해 "사측의 일방적 미국 공장 설립 추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반발했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이날 발표된 국내 투자 계획에 대해 "향후 사측과 협의해 나가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기아 노조 관계자는 "국내 투자는 기본적으로 환영한다. 완성차 업계의 전환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한국이 완성차 조립 공장으로만 전락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배터리, 모터를 비롯한 부품의 내재화는 물론 고용 유지와 관련해 향후 사측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총 25만2719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내수 판매 비중이 큰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테슬라와 폭스바겐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73%나 늘어난 총 7만6800여 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약 12% 수준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호섭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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