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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리스제' 다시 수면 위로…심야 교통난 해법 될까

입력 2022/05/29 07:00
법인택시 면허 대여 방식…서울시, 규제샌드박스 통한 한시적 운영 검토
현행법은 금지…개인택시 생존권 침해·기사 처우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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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택시

이른바 '택시 대란'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법인택시를 활용한 '리스' 제도가 심야 교통난을 타개할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택시 도급제가 현재 불법인 데다 개인택시업계를 중심으로 기사의 처우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실제 도입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2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법인택시업계와 함께 택시 리스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택시 리스제란 법인택시 회사가 운송사업 면허와 차량을 택시 기사에게 임대하고, 일정 금액을 리스비(임대료)로 받는 제도다.

택시회사는 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리스 계약을 맺는다. 택시 기사는 리스비를 법인택시 사업자에게 납부하기만 하면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다. 개인택시 면허 없이도 개인택시처럼 영업이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택시발전법은 리스제의 핵심인 면허 대여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신기술이나 제품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법인택시업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샌드박스를 신청하면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함께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방침이다.

현 시장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도 리스제 추진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달 20일 TV 토론회에서 "규제샌드박스로 리스제를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고, 27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국토부와 리스제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경영난에 시달려온 법인택시업계는 그간 꾸준히 리스제 도입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개인택시업계는 '생존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리스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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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택시

서울시는 2015년과 2017년에도 택시 리스제 도입을 검토했다가 개인택시업계의 반발과 택시 노조 간 이견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전국택시노조연맹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도 2020년 법인택시 회사가 장기근속 운전자에게 운송사업 면허와 차량을 임대하는 방식의 리스제(사내개인택시제) 도입을 추진하려 했지만,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전국민주택시노조는 고용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리스제는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택시 공급난이 심해지면서 다시금 대안으로 떠올랐다.

택시 공급을 늘리려면 법인택시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데, 코로나19 이전 50%를 넘던 서울 법인택시 가동률은 현재 30%에 그치고 있다. 법인택시 10대 중 7대는 운전할 기사가 없어 계속 서 있다는 의미다. 법인택시 기사 수는 2019년 1월 3만1천130명에서 올해 3월 2만640명으로 1만 명가량(33.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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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법인택시업계는 리스제가 도입되면 운전기사 확보가 용이해져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일반 택시보다 크고, 택시 기사가 운행에 따른 부담을 온전히 져야 하는 점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와 국토부 역시 리스제 도입 여부를 신중하게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업계 및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며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심야에 택시 공급이 얼마나 늘어날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며 "노조, 개인택시 등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의견 수렴을 거치고 부처 간 협의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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