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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뽑는 줄 알았네"…현대차 채용공고 80%가 SW AI

입력 2022/06/21 17:05
수정 2022/06/22 11:09
186건 채용 공고 가운데
79.5%가 소프트웨어 인력
인공지능 인재 모집도 눈길

에어스컴퍼니 등 기술조직들
미래기술 인력확보에 총력

해외 車업체들도 대거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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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소프트웨어(SW)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 전환이 빨라지고 자율주행과 같은 첨단기술이 자동차에 대거 탑재되면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인력이 신규 채용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이 됐다.

매일경제가 21일 현재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에 게시된 채용 안내 186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79.5%에 달하는 148건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전동화 등과 관련된 정보통신(IT) 인력 공고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2019년 공채를 없애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연구개발본부는 매년 두 차례 대규모로 신입·경력 직원을 채용하지만 수시로 채용 공고를 통해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에서 미래차 개발과 전동화, 소프트웨어, AI 연구를 담당하는 조직인 '선행기술원'과 현대차그룹의 AI 기술개발 담당 조직 '에어스컴퍼니' 채용 공고는 각각 45건과 33건으로 전체에서 42%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미래기술 인력 확보에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양재동 본사의 채용 공고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커넥티드카 상품전략 수립'처럼 기획·전략과 관련된 채용 영역에서도 IT가 등장했다. 자동차가 또 하나의 스마트폰이 되는 시대인 만큼 모의 해킹, 정보보안 침해 대응 같은 분야에서도 채용이 진행 중이었다. 채용 공고만 봐서는 완성차 기업인지, IT 기업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은 "과거 자동차는 기계공학의 정점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SW를 중심으로 기술이 재편되고 있다"면서 "현대차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SW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동화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소프트웨어는 완성차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소프트웨어를 통한 제어기술과 자율주행은 기본이고, 자동차가 이동 수단에서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과거에는 없던 다양한 편의시설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포테인먼트란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과 문화활동을 뜻하는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다.

세계 완성차 업체들도 약속이나 한 듯 IT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현재 4000여 명인 소프트웨어 인력을 2025년까지 1만명으로 확대하기로 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4월 자체 SW 개발센터 '일렉트릭 소프트웨어 허브'를 출범하며 인력 3000여 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2024년까지 SW 인력을 1만명에서 1만4500명으로, 도요타는 약 3000명인 인력을 향후 1만80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올해부터 전체 신입 채용 인력 중 40~50%를 SW 전공자로 채우고 있다.

현대차의 SW 개발 인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수백 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SW 인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네이버를 비롯해 카카오, 배달의민족과 같은 기업들이 SW 개발자를 독식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는 강남과 판교에 에어스컴퍼니와 선행기술원 등 SW 개발 조직을 꾸려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내부적으로 SW 인력 3000명 채용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보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SW 인력을 기반으로 안드로이드나 구글 iOS처럼 운영체제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 VW.OS, 도요타 아린, 벤츠 MB.OS가 대표적이다. 볼보, 혼다, 포드 등은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오토모티브 사용을 공식 발표했다. 차 소장은 "특정 운영 체제를 소유하고 있으면 전 세계 개발자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면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며 "완성차 제조사들이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SW 인력 확보전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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