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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오른지 4년…구광모가 고르고 고른 새 먹거리는

입력 2022/06/29 17:04
수정 2022/06/30 10:22
바이오 소재·탄소저감 기술
폐플라스틱·배터리 재활용에
5년간 2조원이상 집중 투자
친환경 시장서 경쟁력 강화

구광모, 사이언스파크 방문
"고객 경험 혁신하는 기술
먼저 선정하는 것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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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촉매를 활용해 탄소를 저감하는 기술에 대해 LG화학 직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 LG]

29일로 취임 4주년을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클린테크' 산업을 낙점했다. 환경과 사회를 배려하고 미래 세대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를 적극 육성한다는 각오다.

29일 LG에 따르면 최근 석유화학 사업을 논의하는 전략보고회에서 구 회장과 계열사 경영진이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탄소 저감 기술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클린테크는 탈탄소와 순환경제 체계 구축 등과 같이 기업이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클린테크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바꾼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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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테크 분야의 기술력 확보를 위해 LG는 향후 5년간 국내외에서 2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LG화학은 바이오 소재 분야에서 미국 곡물기업인 ADM사와 합작법인(JV)을 만들어 2025년까지 미국에 7만5000t 규모의 생분해성 플라스틱(PLA) 공장 건설에 나섰다. 또 LG화학 대산공장에는 바이오 원료 생산시설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시설을 새롭게 짓기로 했다.

폐배터리 재활용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지난해 12월 6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의 지분 2.6%를 확보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10년 동안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또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 켐코와 전구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폐배터리에서 발생하는 금속을 전구체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개발과 관련해서는 LG화학이 구현이 어려운 '흰색' 플라스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데 이어 투명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LG화학은 탄소 저감 기술 분야와 관련해 충남 대산의 나프타 분해센터(NCC) 공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이용해 연 5만t 규모의 수소 연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LG는 협업과 지분투자,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클린테크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지속적으로 탐색한다는 계획이다.

클린테크와 관련해서는 구 회장도 적극적이다. 구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화학 연구개발(R&D) 연구소를 방문해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 현황과 전략을 살폈다. 구 회장은 현장에 전시된 바이오 원료들을 꼼꼼히 살피고 임직원들에게 궁금한 부분을 질문하며 소통했다. 또 클린테크 분야의 투자계획과 R&D 인력 현황을 점검하며 지주사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세심하게 살폈다.

구 회장은 현장에서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선정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면밀히 검토해 실행하자"고 말했다. 그는 또 "훌륭한 기술 인재들이 많이 모일 수 있도록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같이 고민해달라"고 덧붙였다.

LG가 클린테크 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는 것에 발맞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친환경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어 LG가 이미 갖춘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기회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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