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Books&Biz] 대박 창업자의 성공 방정식…우리가 알던 것과 달랐다

입력 2022/06/30 04:03
Super Founders / 알리 타마세브

수십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스타트업 200곳 데이터 분석

세상에 없는 새 시장 개척보단
기존시장 틈새 파헤쳐 대성공
대학 중퇴 CEO도 소수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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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구글, 링크트인, 메타(옛 페이스북) 등은 세계적인 기업들이다. 하지만 이 기업들 역시 스타트업일 때가 있었다. 풋풋한 스타트업 시절을 지나 글로벌 대기업이 되기까지 설립자들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회사 성장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설립자가 있을까. 하지만 똑같이 노력해도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있는 반면 실패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이 같은 차이는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도서 한 권을 소개한다. 올해 5월 국내 출간된 '슈퍼 파운더(원제 'Super Founders: What Data Reveals About Billion-Dollar Startups'·세종연구원 펴냄)'다.


저자 알리 타마세브는 미국 데이터 콜렉티브 벤처 캐피털의 파트너다. 그의 이력에는 한때 주목받았던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워치 개발 기업 '블록스 웨어러블' 공동창업도 포함된다. 저서 제목인 '슈퍼 파운더'는 '벤처투자자로부터 자금 도달을 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1000만달러(약 130억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고 매각한 기업이나 10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기업을 최소한 한 개 이상 창업한 사람'을 뜻한다. 타마세브 파트너가 이 책에서 주목하는 건 기업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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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세브 파트너는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성공을 거둔 200여 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데이터 3만개를 65개 기준으로 분석했다. 창업자의 나이, 창업자가 다닌 대학 순위, 자금조달 시기 등이 기준 요인에 포함됐다. 분석 결과 그는 대부분의 성공적 스타트업이 '대박 난 신생기업' 전형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찾아냈다.


즉, 성공한 스타트업은 유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창업 보육기관)을 거치고, 창업자들이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 중퇴자고, 시장에 처음 나온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등 기존 공식과는 다른 성공 방정식을 갖고 있었다.

최근 스타트업 열풍이 불면서 신생기업 관련 도서가 쏟아져 나오지만 대부분은 창업자 본인이 쓴 신생기업 설립 과정, 스타트업 성공 전략 등이 주 내용이다. '슈퍼 파운더'는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구조와 패턴들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저자 역시 "이 책은 어느 스타트업이 크게 성공하고 어느 스타트업이 그러지 못할지 예측하기 위함이 아닌,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업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둔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도서가 데이터만으로 가득해 읽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타마세브 파트너는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책을 집필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신제품·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때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간주된다. 하지만 타마세브 파트너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중의 생각과 달리 성공한 기업의 60% 이상이 수요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시장에서 시작했다. 이는 신시장 개척이 강조되고 있는 경영계의 통념과는 차이가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역시 기존에 있던 거대 시장에서 시작한 신생기업이다.


당시 수십 억 달러 규모의 책 거래 시장에서 아마존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기존 수요를 공략해 성장했다는 것이 타마세브 파트너의 분석이다.

타마세브 파트너는 스타트업이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에 중점을 두지 않아도 된다고 봤다. 그는 스타트업 업계에 두 가지 제품·서비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비타민'으로,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일컫는다. 다른 하나는 '진통제'로 사람들이 지금 느끼고 있는 고통과 문제를 해결해주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의미한다. 과연 성공한 스타트업 중 비타민을 제공하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 타마세브 파트너 분석에 따르면 성공한 기업 중 약 3분의 1이 비타민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이런 제품이 만들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어떤 스타트업이 비타민을 제공해 성공했을까? 타마세브 파트너는 인터넷 미디어 기업 '버즈피드'를 예로 들었다. 2006년 설립된 버즈피드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그 대신 대중문화 기사 등을 선보이며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제공했다. 타마세브 파트너는 "만약 버즈피드의 엔터테인먼트 기사가 뭔가 해결하려는 목적에서 나왔다면 해당 웹사이트는 따분함이라는 문제에 빠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타트업이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은 다양하다. 과연 비타민 중심의 신생기업들은 타사와의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자사가 선보이는 비타민이 유명해지면 해당 제품을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진통제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품'으로 인식돼야 한다면, 비타민을 사람들이 '애용할 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타마세브 파트너의 설명이다.

[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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