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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 품은 두산, 직원 식당부터 바꾸는 이유는?

입력 2022/06/30 17:48
수정 2022/07/01 06:36
최근 인수 반도체 테스트 기업
박정원 회장, 안성 공장 점검

기숙사·식당·건강검진까지
직원복지 대대적 개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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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테스나 서안성 사업장을 찾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방진복을 입고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과정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 = 두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최근 새 식구로 맞이한 두산테스나 직원들의 복지를 다른 계열사 수준으로 높이라고 직접 지시했다. 테스나는 두산이 2년에 걸친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졸업하는 동시에 전격 인수한 국내 반도체 테스트 기업이다. 박 회장은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반도체를 기존 주력 사업인 에너지·기계와 함께 두산 비즈니스의 '삼두마차'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투자의 출발점이 직원의 복리후생 증진인 셈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두산테스나 서안성 사업장을 방문해 주력 사업인 웨이퍼 테스트 라인은 물론 식당과 기숙사 등 직원 복지시설까지 꼼꼼히 살펴봤다.


웨이퍼 테스트란 반도체 칩이 새겨진 원형 웨이퍼를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납품받아 전기·온도·기능 시험을 진행해 양품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이다. 장비 테스트를 한 뒤에는 현미경으로 육안 검사도 실시하는 등 까다롭고 힘든 작업이 이어진다. 이 같은 이야기를 들은 박 회장은 직원들에게 "힘들 텐데 눈 건강을 특히 잘 챙기라"고 당부했다는 전언이다.

박 회장은 테스나 직원의 근무 형태가 3조2교대로 이뤄지고, 반도체 제작 공간인 '클린룸' 근무자는 근무시간 내내 방진복을 입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일이 고되다 보니 입사 후 3개월을 못 버티고 퇴사하는 직원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었다.

박 회장은 테스나의 식당과 기숙사부터 대폭 개선하도록 지시했다. 두산은 조만간 테스나 사내 식당의 식단가를 올리고, 기숙사의 오래된 가전을 교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종합 건강검진과 상조 서비스 등도 새롭게 복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향후 직원 월급 등 각종 처우 또한 두산 주요 계열사 수준에 맞춰질 전망이다.


전에는 중소기업 여건상 부족했던 안전과 ESG(환경·책임·투명경영)에 관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박 회장이 직접 나서 직원의 '의식주'를 챙기고 구조조정 마무리와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두산테스나가 세계 반도체 테스트 분야 5위권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두산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테스나 인수 가격(4600억원)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반도체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테스나도 훨씬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테스나를 세계적인 후공정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테스트 장비, 첨단 패키징 등에서 추가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스나는 지난 5월에 1240억원을 투자해 테스트 장비를 추가로 사들였으며, 2024년 말 준공을 목표로 신규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두산 반도체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으로는 두산 전자 BG가 있다. 이 회사는 인쇄회로기판(PCB)에 들어가는 전자 소재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한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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