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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대신 차, '카푸어' 욕하지 마세요…방콕 대신 차콕, '사랑방' 전쟁 [왜몰랐을카]

입력 2022/07/01 19:19
수정 2022/07/01 19:25
집보다 나은 '디지털 사랑방'
집콕보다 더 편리해진 '차콕'
콘티넨탈 "성능 대신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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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위), 콘티텐탈 샤이테크 디스플레이 [사진 출처 =기아, 콘티넨탈]

자동차가 집보다 나은 '디지털 사랑방'으로 진화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공간 활용성이 우수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덕분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뜬 '차박(차에서 숙박)'도 차를 다목적 생활공간으로 바꿔놓고 있다.

자동차는 태생부터 '사랑방' 기능을 갖췄다. 바깥세상과 집 안을 연결시켜주는 공간인 사랑방처럼 차도 바깥세상과 연결해주는 이동수단이자 바깥세상에서 탑승자들을 보호해주는 휴식 공간이기 때문이다.

방콕(방에서 콕 박혀 지내는 상태)이나 집콕에 버금가는 '차콕' 장소다. 호젓하게 자동차 안에서 사색하거나 휴식하는 운전자도 많다.

이웃 눈치 보지 않고 혼자서 또는 가족끼리 신나게 소리 지르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다만, 기술이 뒷받침되지 못해 방콕이나 집콕보다는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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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방에 버금가는 생활공간이다 [사진 출처 = 현대차]

이제는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자동차 기술 발전으로 비슷한 가격대라면 성능도 엇비슷해지면서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대세가 되면 편의성은 '1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에 사랑방 기능을 강화하고 소비자 오감을 자극하는 편의사양에 공들이기 시작했다.

마사지 기능, 엔터테인먼트 기능, 공기청정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자동차는 다방(카페), 노래방, 산소방, 놀이방, PC방 등 '방 문화'를 모두 결합해 웰빙·힐링을 제공하는 '진짜 사랑방'으로 서서히 진화했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실내공간이 넓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스템 등장으로 '사랑방 화(化)'는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덩달아 차를 통해 삶의 만족도가 높여질 경우 "집 대신 차를 사면 '카푸어'로 고생한다"는 말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골방이 '달리는 사랑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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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사진 출처 = 현대차]

내연기관을 채택한 소형차나 준중형차는 공간 부족으로 '골방'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채택한 비슷한 크기의 전기차는 더 넓은 사랑방이 될 수 있다.

골방을 사랑방으로 진화시킨 대표 브랜드는 현대차·기아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픔 'E-GMP' 덕분에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동급 내연기관 차량보다 실내공간이 넓다. 플랫 플로어(Flat Floor)까지 갖춰 쓸 수 있는 공간은 더 확장된다.


아이오닉5는 넉넉한 공간을 무기로 생활과 이동의 경계를 허무는 '편안한 거주 공간(Living Space)'을 실현했다.

1열 운전석 및 동승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다리받침 포함)는 2열 좌석에 닿을 정도로 눕힐 수 있다. 거실 소파 부럽지 않다.

전동 슬라이딩 시트를 활용하면 휴식 공간, 일하는 공간, 여가를 즐기는 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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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V2L [사진 출처 = 현대차]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6, 기아 EV6가 채택한 V2L(Vehicle To Load)을 이용하면 자연에서 문명의 이기를 만끽할 수 있다. 차량 외부에서 일반 전원(220V)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V2L 기능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3.6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한다. 아이오닉5 배터리는 4인 가족이 4일 동안 쓸 수 있는 전력을 보유했다.

야외 활동이나 캠핑 장소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서도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다. 노트북과 스탠드 램프를 켜 이동 사무실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기아가 내년에 출시할 대형 전기 SUV인 EV9은 아이오닉5와 EV6를 뛰어넘는 공간 활용성을 갖춰 '차콕 끝판왕' 자리를 예약해둔 상태다.

자동차생활→자동차=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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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테크 디스플레이 [사진 출처 = 콘티넨탈]

자동차는 골방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골방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게 있다. 아직까지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크기에 불과한 디지털 시스템이다.

해결책은 글로벌 기술기업인 콘티넨탈이 제시했다.


콘티넨탈은 앞으로 성능 대신 탑승자에게 제공할 콘텐츠가 차량 구매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 운전석 공간인 콕핏과 대시보드를 통해 사용자경험(UX)을 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요즘엔 값싼 경차에도 장착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지난 2005년 첫선을 보였다. 당시 3.5인치에 불과했던 디스플레이는 12인치급으로 진화했다. 12인치급 디스플레이 2개를 나란히 적용하기도 한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커지고 화질도 좋아졌지만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고 불편하다. 차량 공간도 차지한다.

콘티넨탈은 대시보드 안팎에 디스플레이를 따로 부착하는 방법 대신 계기판을 포함한 대시보드 전체를 '빔 스크린'처럼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샤이테크 디스플레이(Shy Tech Display)다. 필요할 때만 보여 지는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 디스플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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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테크 디스플레이 [사진 출처 = 콘티넨탈]

콘티넨탈코리아는 지난 30일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솔루션' 발표회를 진행했다.

콘티넨탈코리아는 이 자리에서 공개한 샤이테크 디스플레이는 그래픽 콘텐츠, 버튼, 조명이 포함된 디스플레이 모듈이 데코 필름, 커버글라스, 직물 등의 장식 표면 아래 가려져 있다.

정보 범위와 제어 옵션은 운전자가 필요할 때만 활성화된다. 표면은 나무, 가죽, 알루미늄, 카본 질감으로 구성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활성화하면 대시보드 모양을 따라 화면이 나타난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각각 다른 정보가 나오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보는 동안, 조수석 동승자는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서핑을 즐길 수 있다.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상관없는 '빔스크린'처럼 대시보드뿐 아니라 차량 내부 다른 공간에도 샤이테크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수 있다.

자동차가 PC방, DVD방, 놀이방, 노래방 등의 기능을 갖춘 '디지털 사랑방'이 된다. 아울러 자동차생활은 '자동차=생활'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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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없는 오디오 시스템 [사진 출처 = 콘티넨탈]

샤이테크 디스플레이는 콘티넨탈이 개발중인 스피커 없는 오디오 시스템과도 결합할 수 있다.

콘티넨탈은 현악기 원리에서 영감을 받아 기존 스피커 대신에 차량의 특정 표면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방식을 개발 중이다.

조규태 콘티넨탈코리아 UX사업총괄본부장(상무)은 "자율주행 시대에는 차량 성능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UX)과 차량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의 감성이 구매결정에 영향을 준다"며 "UX를 구현하는 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이용 편리성, 쉬운 접근성을 더욱 향상하는 방향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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