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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신차 계약했는데…할부이자마저 최대 3%p 올라

입력 2022/07/04 17:39
수정 2022/07/04 19:34
카드사 금리 최대 3.1%P 올라
4천만원 빌리면 100만원 더 내
"금리 오르면 車 판매 악영향"

신차값 상승에 소비심리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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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이 고공 행진하는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에다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자동차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달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 최저금리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최대 3.1%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한 대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차를 구매할 때는 자동차 할부나 오토론 등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차량 구매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4일 여신금융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6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에서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구매(60개월·현금 구매 비율 10% 기준)하면 최저금리가 연 3.2~5.9%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고금리는 연 4.1~9%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의 최저금리와 비교하면 1년 만에 많게는 3.1%포인트, 적게는 0.2%포인트 올랐다.

국민카드만 해도 지난달 4.1%였던 최저금리가 이달 들어 5.5%로 한 달 만에 1.4%포인트나 뛰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분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4000만원짜리 차를 산다고 가정하면, 금리가 연 4.1%일 때 총이자는 약 430만원이다. 하지만 금리가 연 5.5%로 오르면 총이자는 약 584만원으로 1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삼성카드 비대면 상품의 최저금리도 전달까지 연 2.3%였지만 이달 1일 기준 연 2.9%로 0.6%포인트나 올랐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자동차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에선 '연말까지 카드사 할부 금리가 계속 오른다고 해 차량 구매가 고민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미국에선 이미 신차 할부금 부담이 커졌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지난달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월평균 상환액은 700달러(약 91만원)로 1년 전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미국 기준금리는 0.25%에서 1.75%로 1.5%포인트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더 인상하면 자동차 할부와 오토론 금리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차량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도 판매 위축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신차 가격은 12.6% 올랐다. 올 1분기 기준 현대차·기아의 평균 자동차 가격은 2020년 말보다 최대 16.2% 상승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 가격이 높은 데다 할부금리가 기준금리에 후행해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이어질 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까지 겹쳐 실제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올 2분기 미국 내 승용차 판매량은 약 289만대로 전년 동기(약 380만대)보다 23.9%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기아를 제외한 모든 업체의 이달 판매량이 전년 같은 달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가 오르면 자동차처럼 비싼 소비재의 구매를 꺼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판매량이 줄수록 완성차 업체들은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고수익차에 집중하고 차값은 계속 올라가 소비자에게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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