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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가격인상 올해만 3번째…이래도 줄서서 가방산다고?

입력 2022/07/06 17:20
수정 2022/07/07 09:30
샤넬 주요제품 10% 인상
디올도 인기 품목 가격 올려

원자재·물류 비용 늘고
유로화 약세도 인상요인

올들어 인상주기 짧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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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품의 국내 가격이 올 하반기에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이 대폭 오른 데다 유로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구찌·프라다·크리스챤 디올 등 유럽 기반 명품 브랜드들은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며 악화된 수익성을 가격 인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폭발로 촉발된 명품 가격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조만간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인상 폭은 10% 내외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과 3월에 이은 세 번째 가격 인상이다. 샤넬은 지난해에도 약 네 차례 제품 가격을 올려 잡았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미디엄)은 1180만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715만원) 대비 65%나 올랐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도 이달부터 가격 인상에 나섰다. 대표 제품인 레이디백, 카로백, 바비백이 10%나 올랐다. 디올 역시 올해 1월 가격 인상에 이어 반년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이들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소식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서울 주요 백화점 앞에서는 매장 개점 전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명품 3대장' 통합 매출은 3조219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가격 인상만 다섯 차례 단행했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은 코로나19 이후부터 그 주기가 당겨지고 있다. 올 초까지 가격 인상이 수요 폭발에 큰 영향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유로화 약세와 원자재 상승 등 원인이 크다는 해석이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으로 해외여행이 본격 가시화하면서 국내 명품 수요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인상이 단행됐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들의 주요 경영진 역시 이번 가격 인상이 환율 영향이 컸음을 시사했다.


필리프 블론디오 샤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유로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달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샤넬의 이번 인상이 환율 이슈에 따라 전사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재개로 올해는 지난 2년만큼의 성장률을 유지하긴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 "이런 와중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건 그만큼 운송비·물류비 증가와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인상 압박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명품 인플레이션'은 계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유로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유로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이 1.0281달러로 200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결과다. 유럽 정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유로화 약세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국내 가격 증가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가격을 올릴수록 더 많이 구매하는 과시형 소비인 '베블런 효과'가 한국 시장에서 유독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 또한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과시를 유독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 성향이 명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 속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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