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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운전 부르는 '신사' 같은 SUV…전기차 매력까지 더했다

입력 2022/07/12 04:01
볼보 대형SUV 'XC90 리차지' 타보니

배터리 용량 늘어난 PHEV
1회 충전시 최대 53㎞ 달려
내부공간 넉넉, 승차감도 굿
AI비서 '아리아' 없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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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주는 이미지는 '젠틀'하다. 다른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특히 그렇다. 그래서인지 자동차 기자로서 여러 차를 시승해 봤지만 볼보에 오르면 유독 '점잖은 드라이버'가 된다. 최근 시승한 볼보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 리차지'도 마찬가지였다. 심플하면서도 매력적인 디자인과 안전할 것이라는 심리적인 안정감, 여기에 배터리로 수십 ㎞를 달릴 수 있다는 장점까지 생각하면 더욱더 점잖아질 수밖에 없었다. 운전하면서 이렇게 많은 양보를 해보기는 처음이었다.

2002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볼보 XC90은 20년 동안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영국 자동차 전문 리서치업체인 대첨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XC90은 2003년 출시 이후 발생한 사고 중 운전자와 탑승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안전의 볼보'라는 이미지에 넉넉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만큼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는 XC90은 2015년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출시하며 라인을 확대했다.

최근 시승한 볼보 XC90 리차지는 PHEV 차량으로 올해 4월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기존 XC90과 외관 디자인은 같지만 배터리가 탑재돼 순수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배터리 용량을 11.6㎾h에서 18.8㎾h로 늘려 최대 53㎞까지 순수 전기모드로 달릴 수 있다.

XC90 리차지는 심플한 볼보 디자인과 함께 큰 차체로 웅장함까지 가미했다. XC90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950·1960·1770㎜로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비슷하다. 인상적인 점은 사이드 미러가 도어에 장착돼 있는 점인데 볼보는 이에 대해 "운전자의 좌우 측방 시야 확보에 더욱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플한 디자인 곳곳에는 이 같은 볼보의 '안전'이 담겨 있다. 볼보는 "수직으로 디자인된 프런트 노즈(차량의 그릴과 범퍼 앞부분을 총칭)는 정면의 보행자와 충돌 시 보행자에게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시켜 충격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XC90 리차지 실내는 12.3인치의 세로형 디스플레이와 나파가죽이 둘러싼 대시 보드 등으로 고급스러움이 한층 풍겼다. 다만 다른 볼보를 시승했을 때 사용했던 '아리아'가 탑재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아리아는 볼보가 SKT와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AI)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다음 연식 변경 모델부터 탑재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형 SUV와 마찬가지로 공간감은 넉넉했다. 특히 좌석을 계단식으로 배열해 2열과 3열에 앉은 성인도 시야가 답답하지 않았다. 3열은 성인이 앉아서 장시간 타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였다.

인상 깊었던 점은 성능 부분이었다. 대형 SUV지만 힘은 넉넉했다. 운전자를 포함해 성인 5명을 태우고 수십여 ㎞를 주행해 봤는데 액셀을 밟을 때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XC90 리차지는 기존 모델 대비 50마력이 향상된 최고출력 455마력이다.


엔진 312마력, 전기모터 143마력으로 볼보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공차중량 2375㎏ 차인데도 제로백은 5.3초에 불과하다.

승차감도 사람이 많이 탔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볼보는 이에 대해 "기존 스프링과 쇼크앱소버로 구성된 서스펜션 대신 에어 서스펜션과 '4-C 섀시'를 적용해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계기판 속도계 옆에는 주행 중 배터리가 작동이 되는지 엔진이 작동되는지를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정보가 떴다. 볼보는 53㎞ 배터리로 주행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일부 운전자들이 남긴 글을 보면 60㎞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하루 출·퇴근으로 30~40㎞를 운행하는 운전자라면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도 운행이 가능할 법했다. 표준연비는 11㎞/ℓ였는데 고속도로를 정속 주행할 때는 12~13㎞/ℓ까지 늘어났다.

볼보는 안전 외에 공기의 질에도 신경을 썼다. XC90에는 실내로 유입되는 초미세먼지를 정화하고 미세먼지 농도를 감지하는 '어드밴스트 공기 청정' 시스템이 탑재됐다. 안전과 디자인은 물론 고유가 시대에 연비까지 고려한다면 매력 있는 차임이 확실하다. 다만 그만큼 비싸다. 가격은 1억1270만원.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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