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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낸드 200단' 뛰어넘었다…K반도체 큰일나겠네

입력 2022/08/05 17:37
수정 2022/08/05 20:51
외신 "YMTC 232단 개발 성공"

128단서 200단 이상으로 직행
韓·美 최고 적층경쟁에 中가세

시장 점유율 3%에 불과하지만
애플 공급사 선정되는 등 호재
2공장 준공하면 생산능력 급증
가격경쟁력으로 시장확대 노려

美장비수출 규제땐 타격불가피
◆ 쫓아오는 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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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노골적인 패권 싸움을 시작한 가운데 중국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200단 이상 낸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마이크론과 한국 SK하이닉스에 이어 셀(Cell)을 200단 이상 적층하는 데 성공한 세 번째 기업에 등극한 셈이다. YMTC가 공식적으로 제품 개발과 양산 소식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는 미국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 됐다.

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YMTC는 최근 4세대 3차원(3D) 232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칭화유니그룹과 중국 후베이성이 함께 투자해 2016년 설립한 YMTC는 사실상 중국 정부가 소유한 국영 반도체 회사로 분류된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고용량 메모리가 필요해지면서 낸드플래시는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적층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2013년 삼성전자가 처음 24단 적층 구조의 3D V낸드 제품을 선보였고, 이것이 200단 이상으로 높아진 것이다.

현재 200단 이상 낸드 제품 개발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곳은 두 곳이다. 마이크론이 지난달 232단 낸드 개발을 선언하며 올해 말부터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지난 3일 238단 낸드 제품 개발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내년 상반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YMTC까지 가세하면서 낸드 시장의 적층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YMTC는 후베이성 우한시에 제조 공장을 갖고 있다. 주력으로 생산하는 제품은 128단 낸드다. 앞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모두 128단에서 176단으로 적층 단수를 높였다.


하지만 YMTC는 이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232단 개발로 넘어간 것이다. YMTC의 웨이퍼 생산능력은 현재 월 10만장 정도에 불과하다. 올해 말 2공장이 준공될 경우 월 생산능력은 30만장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전폭 지원 속에 YMTC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YMTC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YMTC의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일본 키옥시아 등에 이어 6위를 기록 중이다. YMTC의 주요 고객은 대부분 중국 회사들이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YMTC가 제조한 128단 낸드 제품을 아이폰에 사용하기로 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이 키옥시아, SK하이닉스와 함께 세 번째 낸드 공급 업체로 YMTC를 낙점한 것이다. 아직 YMTC가 애플에 소규모 물량만 공급하고 있지만, 가격경쟁력으로 밀어붙인다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 제조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전반적인 웨이퍼 생산 기술력은 높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D램 분야에선 기술력을 인정받는 중국 기업이 거의 없다. 파운드리에서도 28나노급의 범용 공정에서만 SMIC와 화훙그룹 같은 중국 기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7나노 이하의 미세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기술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낸드 분야에서 YMTC가 200단 이상 적층 소식을 알리면서 중국 정부는 고무된 분위기다.

최근 미국 정부는 낸드플래시 관련 미국산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로 128단 이상의 낸드 제품 생산에 필요한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등의 장비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규제하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YMTC가 232단 낸드를 정식으로 양산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 조치는 중국 시안과 다롄에 각각 낸드 제조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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