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차 1000만대 덜 팔고 93조 더 벌었다고…비결이 뭐야

입력 2022/08/07 17:20
수정 2022/08/08 07:34
글로벌 차업체 실적 분석

고수익 차 생산·판매 우선
차 한대 팔 때 평균 영업익
164만원서 340만원으로
수익 적은 차는 감산·단종
694474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차 한 대를 팔았을 때 이익이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라 신차 출고 적체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높은 차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 결과다. 이 같은 경향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마진이 적은 소형 차종 생산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판매량 기준 1~11위 완성차 업체와 테슬라의 지난 3년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자동차 판매량은 6344만2000대, 영업이익은 1646억5100만달러인 것으로 7일 집계됐다. 반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판매량은 7465만5000대, 영업이익은 934억5100만달러였다.


2년 사이 완성차 업체는 1121만대를 덜 팔았지만 영업이익은 712억달러(약 93조원)나 늘었다. 단순 계산으로 차를 한 대 팔았을 때 2019년에는 164만원이 남았다면 지난해에는 340만원이 남아 이익이 두 배나 늘어난 셈이다.

이는 완성차 기업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같이 고수익·프리미엄 브랜드 차량 중심의 판매 전략을 이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차 반도체가 부족해지자 생산이 줄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완성차 업체는 수익이 많이 남는 차를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렸고 이는 이윤 확대로 이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1년 판매량이 275만대로 전년 대비 약 3% 줄었지만 고수익 차량으로 꼽히는 S클래스와 GLE클래스 판매량은 각각 70%, 22%나 확대됐다. BMW는 2021년 전년 대비 3%가량 확대된 252만2000대를 판매했는데 SUV인 X 모델 판매량은 15.4%나 증가했다.


올해 1~2분기 판매량과 영업이익을 공개한 GM과 포드, 폭스바겐 등의 실적도 비슷했다. 특히 고급 브랜드 판매가 확대된 그룹의 실적은 크게 늘어났다. 포르쉐와 람보르기니 등을 보유한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1분기 189만8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판매량이 2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4억5300만유로로 76%나 확대됐다. 포드도 2분기 순이익이 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는데 판매량은 1.8% 오르는 데 그쳤다. 포드는 전기차와 마진이 좋은 고가 차량이 많이 팔린 덕분에 2분기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도요타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514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는데, 영업이익은 1조424억엔으로 40%나 축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 브랜드 차량은 많이 팔아야 수익이 남는데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수익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많은 완성차 기업이 수익이 적게 나는 소형 차량 생산을 축소하거나 단종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 쉐보레 등은 소형 신차를 출시하지 않거나 축소하기로 했고 포드도 세단 차종 생산을 향후 중단하고 소형 승용차인 피에스타를 단종시킨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