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원자재값 변동 수시 반영…중기 숨통 트이나

입력 2022/08/11 17:46
수정 2022/08/11 20:08
첫발 뗀 납품단가 연동제

기업간 협의해 결정한 조정일에
기준가격 변동률 납품가 반영

"구속력 발휘할 인센티브 필요
6개월 시범운영 너무 짧아"
中企 일각 실효성 의문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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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셋째)이 11일 납품단가 연동제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중소벤처기업부]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부가 마련한 표준 특별약정서를 활용해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중소기업계 숙원 과제 중 하나로, 이영 중기부 장관이 취임 후 가장 우선적으로 챙긴 정책이다. 이번 특별약정서 마련은 실효성 있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위한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는 사후에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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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가 시행하는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사업의 핵심은 11일 발표한 특별약정서다. 다음달부터 중기부가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마련한 특별약정서를 바탕으로 납품단가 연동제가 시범운영된다.


참여하는 수·위탁기업들은 특별약정서에 정한 기준가격 변동에 따라 조정일마다 변동률을 검토한다. 요건을 충족하면 납품단가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중기부는 참여 기업들에 수·위탁거래 정기 실태조사 면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원자재 가격 정보 제공 등 지원도 이어간다.

중기부는 이달 12일부터 26일까지 시범운영에 참여할 중소기업을 모집한다. 이달 말까지 30개 내외 참여 기업을 선정한다. 수탁기업인 중소기업을 먼저 선정하고 이들의 거래 파트너가 되는 위탁기업을 시범사업에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다음달 초에는 선정 기업들과 납품대금 연동제 시작을 선포하는 자율추진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시범운영 6개월 이후에는 성과 점검을 진행한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되 과도한 규제를 이끌어내지 말자는 이 장관 의중이 반영됐다.

중소기업계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과 함께 약속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위해 중기부가 시범운영을 실시하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여야가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를 통해 납품단가 연동제 조기 입법을 합의한 상황에서 주무부처가 입법에 발맞춰 시범운영을 추진하는 것은 제도의 효과적 도입과 안정적 정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대기업 등의 자율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여전하다. 대기업에 건설자재를 납품하는 A사 대표는 "정부가 사실상 구속력을 지닐 수 있을 정도로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제도의 초기 정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현재 참여 의사를 밝힌 대기업이 10개가 넘고, 목표한 30개 대기업 참여가 확실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6개월로 설정한 시범운영 기간이 턱 없이 짧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납품단가 연동제는 기본적으로 상호 신뢰가 구축돼 있어야 작동할 수 있는 구조"라며 "최소 1년 이상 충분한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연호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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