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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대란 앞두고 韓기업 '선점' 빛났다

입력 2022/08/15 18:06
수정 2022/08/16 10:52
포스코인터-美에너지 기업
20년 800만t LNG 공급계약
SK E&S는 싱가포르서 직수입

주요 생산국 수출 제한나서
가격상승 본격 반영되기 전
선제적 대응으로 물량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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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너지가 운영하는 광양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모습. [사진 제공 = 포스코에너지]

국내 기업들이 가격이 치솟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를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LNG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 미국 에너지 기업인 셔니어와 2026년부터 20년간 연간 40만t씩 LNG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맺은 역대 LNG 공급계약 중 최장·최대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8년부터 포스코그룹 전체의 LNG 공급을 맡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이례적으로 장기계약 체결을 단행한 것은 향후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을 위한 물량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그룹 내에서 에너지 사업을 일원화하기 위해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면서 LNG 거래량을 작년 기준 131만t에서 2030년 1200만t으로 무려 9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LNG에 대한 전 세계적인 '패닉바잉'이 발생하기 직전에 미리 움직였다는 점에서 계약 조건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 구매 조건이 합의돼 계약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현재 시장가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조건에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귀띔했다. 패닉바잉이란 시장심리 불안으로 과도하게 상품을 사는 행위를 뜻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역별 천연가스 가격을 종합해 작성한 천연가스지수는 지난 7월 343.27로 1년 전(112.68)보다 3배 이상 급등했다. 이는 세계은행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77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여기에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호주가 수출 감축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더욱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외에도 국내 민간 LNG 발전사 중 SK E&S가 올 들어 해외 자회사를 통해 싱가포르의 LNG 무역업체인 트라피구라와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가격·기간 등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LNG 시장은 한국가스공사가 40년 간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수입·공급을 독점해왔다. 그러나 2005년 포스코를 시작으로 자체 소비용으로 LNG를 직접 수입하는 업체들이 늘면서 직수입 물량이 전체 LNG 수입량의 20%까지 확대됐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직수입 사업자들이 증가할수록 가스공사가 비싼 값에 물량을 사올 필요가 없어진다"며 "많은 기업이 LNG 수입시장에 진입한다면 계약기간 다변화로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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