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기업 경영 최대 위협은 정치 개입…경제 왜곡 말아야"

김대영 기자, 정유정 기자
입력 2022/08/17 17:39
수정 2022/08/17 18:08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인터뷰

복권된 李부회장, 적극경영 가능
등기이사 맡아 책임경영 바람직
풍전등화 경제 회복에 나서야

삼성은 작은배 아닌 항공모함
그룹 총괄할 지휘부 만들고
이사회와 준감위가 견제해야

정치 논리로 기업 압박 안 돼
삼성뿐 아니라 모든 기업 해당
◆ 이재용의 뉴 삼성 ④ ◆

대담 = 김대영 산업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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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기업 경영에서 가장 큰 리스크(위험)는 정치의 부당한 개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경제를 왜곡하지 않을 때 국가 경제가 훨씬 발전할 수 있습니다."

삼성의 성장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삼성뿐 아니라 모든 기업에 해당하는 문제"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권이 각종 이해관계로 기업을 압박하는 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엄단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한 기업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사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낸 이 위원장은 지난 2월 제2기 삼성 준감위 위원장으로 취임해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7개 관계사의 준법 경영 감시와 견제를 이끌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준감위 활동 성과는.

▷평생 법조인으로 살다가 준감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경영·경제의 세계를 접했다. 각 회사의 준법지원인·준법감시인과 소통하고, 최고경영자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삼성전자 산하의 노사관계 자문그룹과 만났고, 이 외에도 한국사내변호사회, 시민단체와 교류하는 등 삼성 안팎의 많은 분과 꾸준히 소통하며 기반을 다지고 있다.

―준감위가 7개 관계사에 대한 감시·견제 활동을 하고 있다. 범위를 더 늘릴 생각은.

▷준감위는 현재 7개 관계사와 협약에 따라 준법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삼성이라는 전체 기업 집단 안에서 회사 간 균형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준감위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마다 이사회와 준법지원인·준법감시인, 외부감사 등 준법 경영을 위한 다양한 기구와 조직이 있지만, 기업 집단인 삼성 전체나 최고경영인에 대한 준법감시기구로서 준감위의 존재와 역할이 필요하다.


현재 7개 관계사가 자발적으로 협약을 맺은 상태인데,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 부분적으로 더 많은 회사와의 협약을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재용 부회장 복권 이후 삼성은 어떻게 달라질까.

▷사법 리스크가 완화돼 보다 적극적인 경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리더에게 자율성이 보장되면 국내외 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임직원이 느끼는 조직 생태도 달라질 것이다. 삼성이 국내 1위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가 되는 것이 맞나.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선 등기이사로 활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부여받아야 준법의 테두리 안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4세 승계를 포기했는데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뀔까.

▷경영권 승계를 포기함으로써 기존에 회사에 있던 유능한 인재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외부의 유능한 인력이 삼성으로 대폭 유입될 여지가 많다. 삼성에 완전한 전문경영 체제가 정착되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인재들이 활동하는 무대가 넓어질 것이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이 참고할 만한 지배구조는 어떤 게 있을까.

▷우리나라와 삼성 특유의 기업 집단 문화가 형성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참고할 만한 유사 모델이 있더라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국민과 삼성, 시민단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통상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하면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수직적 구조만 생각하는데, 각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이라는 수평적 지배구조의 개선 역시 삼성이 준감위를 통해 이뤄야 할 과제다.

―컨트롤타워 부활 어떻게 보나.

▷작은 배가 아닌 거대한 항공모함을 이끌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삼성이라는 국내 최고이자 글로벌 기업을 움직이는 데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은 너무 비효율적이다. 현재처럼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태스크포스(TF) 형식이 아닌 글로벌 기업에 맞게 책임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효율적인 조직이 필요하다. 또 이 기구에 준법 관련 이슈가 생기면 준감위가 이를 감시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현재 과도기 단계로 준감위가 관계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삼성의 각 관계사는 이사회가, 최고경영진과 컨트롤타워는 준감위가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법조인으로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 등이 어떻게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보나.

▷전적으로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다만 현재 너무 많은 증인 절차가 있어 재판이 지연되는 면이 있다. 법원의 지휘 아래 집중적으로 심리가 이뤄졌으면 한다.

―이 부회장이 어떤 일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풍전등화 같은 경제를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부회장이 복권된 것도 국가 경제를 정상화하는 역할을 하라는 뜻에서 이뤄진 것으로 생각한다.

▶▶ 이찬희 위원장은…

△1965년생 △연세대 법학과 졸업 △제40회 사법시험 합격 △제94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제50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연세대 법무대학원 특임교수 △한국기자협회 자문위원장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SBS 시청자위원회 위원장 △서울고등법원 조정위원 △법무법인 율촌 고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정리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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