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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은 직구가 제일 싼 거 아녔어? 가격이 왜 이러나 따져 봤더니 [MZ 소비일지]

배윤경 기자
입력 2022/09/20 09:31
수정 2022/09/20 09:43
알뜰 해외직구족 '고환율' 속상해
국내서 '달러' 받는 곳도 부담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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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플스토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0대 A씨는 최근 아이폰14 프로(128GB)를 해외직구로 구입했다. 국내 출시 일정이 대략 잡히긴 했지만 아직 미정인데다 해외에서 아이폰을 구매 시 카메라 무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해외직구의 큰 장점으로 꼽혀온 '저렴한 가격' 혜택은 보지 못했다. 지난 10일 기준 해외직구 수수료와 배송비 포함 약 140만원을 지불했는데 통관 시 10% 부과세까지 추후 떼는 걸 감안하면 한국 출시가인 155만원과 얼추 비슷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킹달러'로도 불리는 강달러 영향이 컸다.

A씨보다 늦게 해외직구를 할 경우 '킹달러' 영향은 더욱 커진다.

30대 B씨 역시 남들보다 빠르게 아이폰14를 써보기 위해 해외직구를 알아보다 결국 계획을 접었다.


그가 구매하려 한 아이폰14프로 512GB의 경우 미국 출고가는 1299달러로 환율(달러당 1394.0원) 적용 시 181만806원이 된다. 부가세까지 더하면 199만1887원으로 여기에 해외직구 수수료와 배송비(할인가 기준 1만원대~2만원대) 등을 더하면 국내 판매가인 200만원보다 비싸다.

B씨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해외직구로 아이폰14 프로 512GB를 살 돈이면 국내에서 동일 용량의 아이폰14 맥스(512GB, 220만원)를 구입할 수 있다"며 "과거엔 품만 좀 들이면 해외직구로 저렴하고 빠르게 구입할 수 있었는데…해외여행을 하지 않아도 강달러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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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4 프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강달러발 해외직구 충격은 아이폰뿐 아니다. 과거엔 '1달러 = 1100원' 정도로 단순 계산해 해외직구가 저렴하게 느껴졌지만, 이젠 50달러를 7만원으로 인지해야 현재 환율과 얼추 비슷해진다. 해외 쇼핑몰 등에서 할인율이 국내보다 월등히 높지 않다면 배송대행료와 세금 등을 더했을 때 국내보다 비싸게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에 전파법 개정까지 더해지면서 기존 미 달러 기준 200달러 이하까지 세금이 제외됐던 전자제품에 대해 더 이상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점도 영향이 크다.

정부는 지난 6월 7일부로 특송물품 수입통관 사무처리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개정 시행해 그동안 목록통관이이던 대부분의 전자제품을 일반통관으로 변경했다.

목록통관이란 개인이 자가사용을 목적으로 수입하고 물품 가격이 미 달러 기준 200달러 이하인 경우 특송업체의 통관목록 제출만으로 수입신고가 생략돼 관세 및 부가세가 부과되지 않는 제도다. 일반적인 수입신고와 달리 개인통관고유번호만 있으면 200달러 이하 목록통관 제품은 관세와 부가세가 면제되고 통관 속도도 일반통관보다 빨랐다.

하지만 개정 이후 전자제품은 더 이상 목록통관 대상이 아니어서 일반 수입신고가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라 해외직구 인기 품목이던 가전제품이 일반통관으로 수입신고가 이뤄져 150달러 초과 시 10%의 부가세가 부과되고 품목에 따라 관세도 추가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 해외직구 인기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해외 직구 금액은 1조3201억원으로,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직구 금액은 올해 1분기 5543억원에서 2분기 5123억원으로 7% 넘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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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해외직구뿐 아니라 국내 업장도 강달러 부담에 직면했다.


수입 계약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 소비자 부담 역시 직접적으로 커졌다.

해산물뷔페 크랩52와 바이킹스워프 등은 가격 기준이 미 달러로, 결제 시 원화와 달러, 복합 결제가 가능하다. 크랩52의 경우 평일, 주말 및 공휴일 모두 동일하게 이용금액이 인당 200달러이며 , 코스는 300달러다. 바이킹스워프는 성인 150달러, 아동 75달러로, 전일 기업은행 최종고시 기준 환율에 따라 이용금액이 변동된다.

업장은 랍스터나 킹크랩 등을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수입해 들여올 때 달러 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원가 절감을 위해 음식값도 달러로 받아 환율 수수료를 아끼고 있지만, 지난해 바이킹스워프 기준 성인 1명당 100달러 수준이었던 이용가격이 최근 대게 프로모션 등으로 오른데다 달러강세로 소비자 부담이 증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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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에서 쇼핑중인 관광객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일 환율은 반영하는 면세업계 역시 시름이다. 달러당 원화값이 하락세를 보이면 대부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면세 소비자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면세점에서 구매한 상품 가격이 다음달 카드 결제일 원화값에 따라 더 비싸질 수 있는 탓이다.

면세점은 여행객에게 세금을 면제해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게 장점인데 강달러 기조에서는 이 장점을 누리기 어렵다. 담배와 해외화장품 등 일부 제품은 이미 면세가가 시중가를 넘어서는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기존에도 면세품은 대부분 이월상품이긴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비롯해 강달러 기조로 면세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명품 매장에서는 최근 상품이나 인기 상품을 찾기 어려워졌다.

수입 명품 브랜드 면세업장 관계자는 "신제품이 아니더라도 인기 상품 대부분이 백화점으로 가서 면세 매장에서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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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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