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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AI시대 직장인 능력자는 수평적 소통 잘하는 사람

입력 2022/09/22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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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앞으로의 한국 사회는 오래 일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결과다. 필자가 태어난 1970년에는 108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지금의 40~60대는 그렇게 많은 동갑내기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은 아직도 살아 있다. 그냥 숨만 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상당한 활동력을 지니고 있다. 한쪽에서는 이들의 퇴직 이후 노후의 삶에 관한 걱정과 우려를 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더욱 큰 걱정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바로 인구의 급감이다. 한국은 초저출산 1위의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고 있는 나라다. 우리는 곧 한 해에 20만명도 태어나지 않는 국가가 된다. 그렇다면 이건 수학도 아니고 산수가 된다.


미래 세대가 우리를 위해 먹여 살려 줄 것인가 아니면 지금 세대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국가를 받치고 버텨줘야 하느냐. 후자에 더 힘이 실리는 건 당연하다.

필자는 몇 년 전부터 다양한 강의에서 항상 강조하는 바가 있다. 40~5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사람들과도 책상을 마주 놓고 일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이미 왔다. 그래서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인턴'을 꼭 볼 것을 추천한다. 영화에서는 70세의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가 자기 자식보다도 어린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회사에 인턴으로 취직한다. 초반부에 이메일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 애를 먹는 애잔한 장면을 연출하는 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자신의 '경험'을 '수평적 소통'을 통해 줄스에게 나눠준다. 이 영화의 부제가 '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다(Experience never gets old)'라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뜻이 아닐 수 없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점점 더 지혜로워지는 쪽은 자신을 낮춰 수평적 소통을 마다하지 않는 70대의 벤이다.


그래서 벤은 영화 후반부에 도달하면 '인공지능(AI)도 못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위치에 서게 된다. 그리고 이는 하나의 영화적 상상을 뛰어넘어 엄연한 현실이자 피할 수 없는 미래다.

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과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많아지는 사회로 가면 일자리는 다양한 곳에서 창조적으로 창출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의 수가 줄어든다면 결국 어떻게든 자동화된 AI가 그 자리를 메우면서 일자리를 흡수할 것이다. 즉, 미래 사회의 일자리가 더 늘어나느냐 아니면 줄어드느냐는 그 사회의 전반적인 세대 소통 역량과도 직결되어 있다.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각 개인들에게도 이는 매우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과 AI의 영역 확장이 인류의 미래에 유토피아를 안겨줄 것인지 아니면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만들 것인지에 관한 많은 질문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심리학자인 필자를 비롯한 다양한 인간 분야 연구자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같은 아파트 A동 501호에 사는 이는 유토피아로 출근할 것이다. 하지만 그 옆집인 502호는 디스토피아로 출근할지 모른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문제는 소통능력이다. 따라서 다양한 세대와 수평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그 사람의 단순한 직무역량보다 더 중요한 측면이라는 점을 리더는 잊지 말아야 한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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