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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in Biz] 날로 확대되는 녹색에너지…변동성 관리 못하면 '빨간불'

입력 2022/09/22 04:01
풍력·태양광 비중 커지지만
자연환경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 예측 불가능성 늘 존재

2차전지 에너지저장시스템
양수발전 같은 '유연성 자원'
전력 공급 넘칠 때 저장 역할
녹색발전 지속가능하게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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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에너지 전환으로 에너지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태양광과 풍력 재생에너지가 획기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 두 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시장에서 보조에너지원이 아닌 주에너지원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시장은 이 새로운 연료를 받아들이기 위한 여러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전력시장에서는 발전·송전·배전·판매 그리고 전력시장 가치사슬(밸류체인)의 모든 면에서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분야는 과거 소수의 대형 사업자가 독과점으로 전기를 생산하던 구조에서 수없이 많은 발전업체가 생산에 참여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발전 시장은 참여자의 증가뿐만이 아니다.


발전의 특성이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지시하여 통제적으로 생산하던 방식에서 자연이 만들어 주는 환경에 따라 생산되고, 예측이 어려운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요만 예측하고 공급을 그에 따라 맞추어 주는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수요도 변화하고 공급도 변화하는 복잡한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간헐성과 변동성이 높아 예측이 어렵고 관리가 되지 않는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를 전력 시장 안에 효과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가 됐다. 전력 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자칫 조금이라도 잘못 운영하면 전력 시장 전체의 주파수와 전압이 달라져 정전 등 에너지 시스템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한 해법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유연성 자원이다. 여기서 유연성이라 함은 전력 계통을 운영함에 있어서 전력 수급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발전량과 수요 부하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칭하는 전력 자원을 의미한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매우 유리한 기후 환경을 갖고 있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같은 지역에서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비해 많은 노력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단기간에 급속하게 태양광 발전량이 높아지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다른 지역보다도 먼저 덕 커브(Duck Curve) 현상과 극심한 간헐성으로 인한 계통 불안정성 문제를 겪고 있다. 태양광 전력 생산이 본격화되는 한낮에는 전력의 공급이 넘쳐나고 있으며, 오후 4시부터 저녁 9시까지의 저녁시간에는 반대로 급격하게 재생에너지 발전이 줄고 수요가 늘어나는 덕 커브 현상은 유연성 전력 공급 자원을 필요로 한다. 캘리포니아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유연성 자원의 보급을 늘리기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서는데, 기업들에 확실한 시장 기반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비하는 노력이 진지하게 시작됐다. 제주도에서는 이미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량 비중이 20%가 됐다. 이에 계통이 불안정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해 재생에너지의 출력을 제한하는 조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10차 전력기본계획 실무안에 따르면, 2030년 우리나라 총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1.5%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2030년께 전국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연성 자원은 수요보다 공급이 넘칠 때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이차전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양수발전과 같은 에너지저장장치가 대표적이다. 공급 측면에서 순간적으로 발전하여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가스발전인 가스피커가 있으며, 수요 측면에서는 수요를 순간적으로 감축하여 주는 수요관리(DR)와 순간 수요를 늘려주는 플러스 DR가 있다.

충전과 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활용한 이차전지 ESS는 전력 공급이 수요보다 많을 때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모자랄 때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연성 자원이다. 전자전기제품으로서 통제와 관리가 용이하고, 건설 설치 기간이 짧으며, 반응 속도가 빨라 순간적으로 전력이 필요할 때 요긴한 단주기 저장장치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산업에서 대한민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더욱 유리한 유연성 자원이다.

양수발전은 일반적으로 강에 있는 수력발전소와는 다른 형태다.

높은 곳과 낮은 곳에 두 개 이상의 저수지를 만들어 전력이 남을 땐 낮은 저수지의 물을 남는 전기를 이용해 펌프시설로 높은 곳으로 이동시키고, 전력이 부족해질 땐 높은 저수지의 물을 떨어뜨려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저장할 수 있는 전력량이 크고 경제성이 있어 장주기 저장장치로 역할이 크다. 특히 상대적으로 물이 많고 산악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유용한 전력 저장장치로서, 우리나라에 맞는 유연성 자원으로 상당히 기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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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집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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