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AI시대, 인간의 판단가치 더 커질 것"

입력 2019/01/22 17:05
수정 2019/01/22 20:46
AI 구루 어제이 애그러월 등
교수 3인 공저 '예측 기계' 출간
경제학적으로 본 인공지능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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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론토는 21세기 인공지능(AI)의 성지가 됐다. 딥러닝 신경망 이론의 대가이자, 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가 이 도시에 있다. 이 덕분에 토론토와 몬트리올에는 토론토대 연구진이 주도한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IBM, 삼성전자, 엘지전자의 AI연구소도 자리 잡았다

세계 최고의 AI 연구자와 교류하며 수많은 AI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 디스트럭션 랩(CDL)'을 설립한 토론토대 경영대학원의 석좌교수 세 명이 공저한 책이 한국에 상륙했다. 어제이 애그러월 , 조슈아 갠스, 아비 골드파브가 쓴 '예측 기계'(생각의힘 펴냄)다.


이 책은 "AI가 가져다준 것은 '지능'이 아니라 지능의 중요 요소인 '예측 기술'이다"라고 정의한다.

"AI의 본질은 예측 기술이다. 예측이란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빠진 정보를 채우는 과정'으로 흔히 '데이터'라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사용해 갖고 있지 않은 정보를 만드는 행위다."

알렉사에 델라웨어의 주도(州都)를 물을 때, 알렉사는 그 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도버'를 찾는다는 사실을 예측한다는 설명이다. 책에서는 AI의 현주소가 생생하게 중계된다. 2012년이 되면서 초기 단계의 AI 회사들은 CDL의 문을 폭발적으로 두드렸다. 신약 개발과 서비스업, 제조업, 유통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그 결과 오늘날 캐나다의 스타트업 딥지노믹스(DeepGenomics)는 DNA가 바뀔 때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예측해 의료 관행을 개선한다. 치즐(Chisel)은 증거 자료에서 편집할 부분을 예측해 법률 업무의 관행을 개선한다. 발리데어(Validere)는 수입 원유에 함유된 수분 함량을 예측해 원유 거래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다.


그럼에도 경제학자인 저자들은 온 세상이 경천동지할 혁신이라고 호들갑을 떠는 AI의 과대포장을 걷어내는 작업부터 한다. 이들은 "AI가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결국 경제학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간단한 경제원리에 따르면, AI의 가격이 내려가면 더 많이 이용된다. 그래서 오늘날 AI는 은행에도 병원에도 쇼핑몰에도 전화기에도 '어디에나' 있다. 가격이 급락하면서 세상이 통째로 바뀔 가능성이 생겼다.

예측의 비용이 내려갈 때 올라가는 것은 없을까. 보완재인 '데이터의 값'과 '판단의 값'을 상승시킬 수밖에 없다. 가령 자율주행차량에서 환경 데이터를 포착하는 센서의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2017년에 인텔은 정지신호, 보행인, 차로 등의 데이터 수집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모빌아이를 인수하는 데 150억달러가 넘는 금액을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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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의 경영과 의사결정에 미치는 AI의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예측이 정확해지면 불확실성이 줄어들기에 AI는 사업전략을 짜는 데 핵심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아마존은 예측 기계의 다이얼을 돌린 덕분에 '쇼핑 후 배송'의 세상을 '배송 후 쇼핑'의 세상으로 바꿔 버렸다.

다음은 이 책이 경영자들에게 하는 충고다. "첫째, 자신의 사업 분야와 신기술의 적용을 위해 예측 기계의 다이얼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돌릴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둘째, 다이얼을 돌렸을 때 창출되는 전략적 선택에 관한 의제를 개발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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