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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목동-뜨거운 교육열로 24시간 깨어 있는 동네

입력 2020.05.21 10:04   수정 2020.05.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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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목동은 그야말로 상전이 벽해가 된 지역이다. 1970년대까지도 안양천이 범람하면 수몰되던 곳으로 서울 개발 과정에서도 더 서쪽인 화곡동이 먼저 개발될 정도로 낙후했었다. 하지만 1985년 신시가지 사업으로 목동은 서울에서 가장 번화하고 선호하는 동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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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에 위치한 SBS 방송센터(사진 위키피디아 Teddy70), 용왕정 (사진 Korea Trip Tips) 서울은 도시 전체가 시내다. 보통 시내라 하면 그 도시의 가장 번화한 지역으로, 지방 도시들은 이 시내의 지리적 위치와 역할이 확연하다. 하지만 서울에서 시내는 옛날의 명동이나 광화문, 종로라는 한정된 지역이 아닌 구마다 몇 개씩 존재한다. 강남구만 하더라도 가로수길, 압구정역, 로데오길, 청담동, 강남구청역, 고속터미널, 강남역, 대치도곡 등 한둘을 넘는다. 이는 워낙 인구가 많고, 각 지역마다 상업 공간과 거주 지역이 공존하고 그 안에 다양한 편의, 쇼핑, 문화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서울 서쪽 양천구 목동도 이런 의미에서 ‘시내’다. 남쪽으로는 신정동, 동쪽으로는 영등포구, 북쪽으로 강서구와 맞닿은 목동은 인구 16만 명의 거대한 지역이다. 이곳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그 단지마다 자리한 상가, 대형 쇼핑센터, SBS와 CBS 등의 방송사, 이대목동병원 등이 있어 지방의 웬만한 중소 도시의 규모를 갖추었다.

조선 시대에는 나무가 많은 침수 지대로 말을 방목하는 목장으로 이용되어 ‘목동牧洞’이라 불리던 것이 현재 ‘목동木洞’이 되었다. 애초 워낙 낙후 지역이었지만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공항에 내리는 외국 선수단과 기자들에게 허허벌판 같은 이곳을 보여주기 싫었던지, 당시 정부는 목동 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했다. 중심 도로 두 개를 일방통행으로 하고 그를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 상가, 보행자 통로를 만들었다. 또 아파트 단지 안에 학교를 마련하고 각 단지는 서로 소통이 가능하게 설계한 나름 계획도시다.


개발이 마무리된 1988년 당시 300여 개 동의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목동은 더 이상 ‘서울의 불모지’가 아닌 ‘별천지’가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목동스러운 특징’은 단연 학교와 학원이다. 서울에서 대치동, 중계동과 함께 3대 학원가를 형성하며 사교육 1번지로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특히 목동은 대치동과 달리 단과반이 특성화 되어 있고, 서울에서 ‘중학교 파워’가 가장 강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이는 명덕외고, 송도국제중학교, 특수고, 자사고 등의 입시에서 목동 지역 중학교들이 우수한 성적을 냈고, 이에 고등학교 입시를 위한 인구 유입이 끊임없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또 목동에서 특색 있는 곳 중 하나는 해발 약 78m의 용왕산이다. 뒷산 하나 없는 서울 동네야 없겠지만 용왕산은 목동의 ‘자연’이다. 특히 양천둘레길, 생태둘레길은 목동 주민에게 ‘따뜻한 햇빛과 맑은 물이 함께하는 쉼’을 선사한다. 원래 용왕산의 이름은 엄지산이다. ‘첫머리’, ‘으뜸’의 뜻인 엄지산이 용왕산이 된 데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시절인지 임금이 꿈을 꾸었다. 내용은 엄지산 아랫마을에 사는 영험한 힘을 가진 박 씨 노인이 죽어 용으로 변한 뒤 왕이 되려 한다는 것. 꿈에서 깬 임금은 엄지산의 용을 활로 쏘아 죽였다. 이에 엄지산을 용왕산, 왕령산 등으로 부르게 되었다. 용왕산에는 공원, 인조 잔디 광장, 조깅 트랙 삼림욕장, 2.5㎞의 순환길과 함께 조선 서울 정도 600주년을 기념해 1994년에 조선 중기 형태로 지은 팔각정인 용왕정이 있다. 이 정자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강 너머 북쪽의 서울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꽤나 시원하고 운치 있다.

[글 장진혁(프리랜서) 사진 Korea Trip Tips, 위키피디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30호 (20.05.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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